올해 7월 계열분리를 통해 독립한 HS효성(487570)이 첫 신사업으로 2차전지 소재인 실리콘 음극재를 낙점했다.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HS효성첨단소재(298050)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본격적으로 확장하면서 미래 먹거리를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9일 재계에 따르면 HS효성첨단소재는 실리콘 음극재 사업 진출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7일 이사회를 열고 벨기에의 배터리 소재업체 유미코아 자회사의 사모사채 448억 원어치를 취득하기로 했다.
사모사채 만기일은 내년 3월 31일이다. 만약 HS효성첨단소재가 사업 진출을 검토한 결과 본격적으로 실리콘 음극재 사업을 벌일 경우 이를 유미코아 자회사 주식으로 전환해 지분을 취득하게 된다.
유미코아는 세계 2위 양극재 기업이다. 지난해 매출은 약 5조 8000억 원으로 현재 고객사들과 실리콘 음극재 샘플을 테스트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HS효성 관계자는 “유미코아와 사업 제휴 관련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협의를 거친 이후 자세한 내용이 확정되면 추가 공시를 통해 알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HS효성이 계열 분리 이후 첫 신사업으로 실리콘 음극재를 낙점한 것은 미래 성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되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실리콘 음극재는 기존 사용되던 흑연 음극재보다 에너지 용량이 10배 이상 큰 데다 급속 충전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어 차세대 배터리 소재로 불린다. 현재 국내에서 포스코그룹, LG화학 등 대부분 배터리 소재 기업이 실리콘 음극재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업계에서는 HS효성이 실리콘 음극재 사업을 본격화할 경우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며 그룹의 내실을 다질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한다. 현재 HS효성 그룹에는 HS효성첨단소재와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효성도요타, 광주일보 등의 계열사가 속해있는데, 사실상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계열사는 HS효성첨단소재뿐이다. HS효성첨단소재 역시 타이어코드와 탄소섬유를 제외하고는 다른 수익 수단이 없어 신사업 진출에 대한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이 그룹 외연 확장을 주문하고 있는 만큼 실리콘 음극재를 시작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히기 위해 추가 인수합병(M&A) 등 투자가 진행될 가능성이 큰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