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족이 토해낸 경매 아파트…강남만 활활

10월 서울 아마트 경매 건수 9년만 최고
노원은 유찰 강남 3구 감정가 이상 낙찰
재건축 추진 개포6단지 낙찰가율 125%

지난달 경매 낙찰가율 최고가를 기록한 개포6단지의 모습. 사진=서울경제DB


서울 아파트 경매 건수가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노원 등에서는 유찰이 나타났지만 강남 3구는 감정가를 훌쩍 넘어 낙찰됐다.


고금리로 이자 부담을 이기지 못한 집주인들이 대거 집을 내놨지만, 강남을 제외하면 매수 수요는 위축된 모습이다.


9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의 '2024년 10월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10월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380건으로 2015년 4월(401건)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한 달 전(169건)보다 2배 이상 급증했다.


낙찰률은 41.3%로 9월(45.6%)보다 4.3%포인트 하락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노원구 등 서울 외곽지역 아파트 위주로 두 번 이상 유찰되는 사례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으로 넓힌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도 9월(2933건)보다 19.1% 증가한 3493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11월(3593건) 이후 3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다. 집값 급등기에 대출을 받아 높은 가격에 집을 매수한 '영끌족'이 빌린 돈을 갚지 못해 집을 내놓은 사례가 늘어난 결과로 분석된다.


다만 아파트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쳐 경매 건수를 따라잡지 못했다.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전달(94.3%) 대비 2.7%포인트 상승한 97.0%를 기록했다. 평균을 높인 것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를 중심으로 한 고가 낙찰(낙찰가율 100% 이상) 덕분이다. 강남구는 이달 평균 낙찰가율이 107.5%로 가장 높았고, 서초구가 107.3%, 송파구가 101.3%로 뒤를 이었다.


지난달 23일 열린 강남구 개포주공 6단지 전용면적 60㎡ 경매에는 9명이 응찰하면서 감정가(19억5000만원)보다 높은 25억2600만원(낙찰가율 129.5%)에 매각됐다. 개포주공 6단지는 1983년에 지어졌는데 통합 개건축을 추진 중이다. 2017년 정비구역 지정 이후 2021년 조합 설립을 거쳐 지난해 6월 건축심의를 통과했고 사업시행 인가를 눈앞에 두고 있다.


대치동 한보미도맨션 전용 137㎡ 경매에는 응찰자 13명이 몰렸다. 감정가(34억1000만원)보다 높은 39억5521만2000원에 낙찰되면서 낙찰가율 116%를 기록했다.


경매 낙찰가율은 향후 부동산 시장 흐름을 예측하는 '선행 지표'다. 경매 시장에는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낙찰받기를 원하는 수요가 많은데, 낙찰가격이 시세에 근접할수록 향후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 심리가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강남 3구만 여전히 집값 상승을 예견하는 수요자가 많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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