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안84·침착맨도 건물주” 억대연봉 웹툰작가, 말못할 속사정은[일터 일침]

■ 김하늘 부산자생한방병원 병원장
웹툰 작가들, 고질적인 직업병 ‘목 디스크’
장시간 모니터 보며 작업하느라 목 통증 호소
한의통합치료, 과학적 효과 논문으로 입증

인기 웹툰작가인 기안84가 건물주가 됐다는 소식에 과거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한 발언이 재조명됐다. 기안84는 “방송 수입이 괜찮냐”는 질문에 “(방송 수입은) 웹툰의 10분의 1도 안 될 것”이라고 답했다. JTBC '냉장고를 부탁해' 캡처

최근 시즌2로 돌아온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기존에 개봉했던 영화 ‘신과 함께’, ‘은밀하게 위대하게’, 드라마 ‘미생’, ‘D.P.’ 등도 여전히 국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플랫폼에서 상위권에 랭크되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이들 작품들의 흥행요인으로는 흡입력 있는 스토리와 매력 넘치는 캐릭터들의 연기력이 꼽힌다. 그 이면에는 웹툰이 원작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웹툰은 ‘웹(Web)’과 만화 ‘툰(Cartoon)’의 합성어로, 인터넷을 통해 연재되는 만화를 뜻한다. 그간 웹툰 시장에서 구독 수요가 검증된 작품들이 영상 콘텐츠로 제작되다 보니 웰메이드 웹툰 작품 하나가 영화계에서는 흥행 보증수표로 자리잡은 모양새다.




웹툰 산업은 몇 년간 급성장을 이뤘다. 한 웹툰 플랫폼의 국내 경제 파급 효과는 지난해 약 4조 3522억 원에 달했다. 해외 매출은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연평균 122%의 성장률을 나타냈다. 덩달아 웹툰 작가의 몸값도 고공행진했다. 웹툰 최상위 작가의 경우 124억 원에 이르는 수익을 올렸을 정도다.


이 같은 성공을 위해 많은 작가들은 과도한 노동 시간을 감수하고 작품 제작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3 웹툰 작가 실태조사’에 따르면 웹툰 작가의 43%는 하루 평균 10~13시간을 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작업량이 많은 날엔 24.9%의 작가가 하루 17시간 이상 작업한다고 응답했다. 이는 법정 근로시간(1일 8시간, 주 52시간)을 크게 초과하는 수치다. 이들은 연재 일정에 맞추기 위해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는다고 토로했다.


이처럼 과도한 작업 환경은 작가들에게 심각한 건강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장시간 모니터를 바라보며 작업하는 웹툰 작가의 상당수는 목 통증을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가 발간한 ‘웹툰 작가들의 정신 건강 및 신체 건강과 불안정 노동 수준 실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작가들은 목, 어깨 및 허리, 손·손목 순으로 통증이 심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목디스크는 웹툰 작가들이 앓고 있는 대표적인 근골격계 질환으로 꼽힌다. 목디스크는 경추(목뼈) 사이에 있는 디스크가 손상되거나 탈출해 통증과 각종 감각 이상 증상을 유발한다. 이러한 증상은 목 뿐만 아니라 어깨와 팔에도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팔의 힘이 빠지거나 저림, 감각 둔화가 동반되기도 한다.


한의학에서는 추나요법, 침·약침, 한약 등을 포함한 한의통합치료로 목 통증을 호전시킨다. 실제 목디스크에 대한 한의통합치료 효과는 여러 논문을 통해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 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BMC 보완대체의학(BMC Complementary & Alternative Medicine)’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목디스크 환자 117명을 대상으로 목 통증 정도를 조사한 결과 통증숫자평가척도(NRS)는 입원 당시 평균 5.9에서 퇴원 시 3.19로 감소했다. NRS는 0~10점 사이의 점수로 표현되며 점수가 높을수록 통증이 심한 상태임을 의미한다.


21개월 후에는 2.74로 줄어 한의통합치료의 장기적 효과가 확인됐다. 팔의 저림 등을 포함한 방사통 역시 입원 당시 4.8에서 퇴원 후 2.47로, 21개월 후에는 2.16으로 개선됐다.


최근 ‘K-웹툰’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국내 웹툰 산업은 한류를 대표하는 콘텐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지만 무리한 연재와 과도한 작업량은 작가들의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작가의 건강이 작품 연재로 직결되는 만큼, 만약 통증이 있다면 이를 방치하기 보단 적극적인 진료와 치료를 받는 것이 어떨까.



김하늘 부산자생한방병원 병원장. 사진 제공=자생한방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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