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만해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1승만으로 상금왕에 오른 경우가 꽤 있었다. 30여개 대회가 치러지는 지금처럼 대회 수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1996년 박세리가 4승을 거두면서 상금왕이 되기 전에는 이오순이 3년 연속(1993~1995년) 1승만으로 상금왕에 오르기도 했다.
가장 최근 1승으로 상금왕에 오른 선수는 2012년 김하늘이다. 그해 김하늘은 총 4억 5889만원을 획득해 3승을 거둔 김자영을 3위로 따돌리고 상금 1위를 차지했다. 당시 대회 수는 19개가 전부였다.
김하늘 이후 12년 만에 단 1승만으로 상금 왕에 오른 선수가 나왔다. 주인공은 올해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에서 우승을 차지한 윤이나다.
10일 강원도 춘천시 라비에벨 올드코스(파72)에서 끝난 시즌 최종전 SK텔레콤·SK쉴더스 챔피언십에서 공동 12위(2언더파 214타)로 시즌을 마무리한 윤이나는 상금 랭킹 1위(12억 1141만 5715원)를 확정했다.
이번 대회에서 공동 25위(이븐파 216타)를 기록한 박현경이 11억 3319만원으로 상금 랭킹 2위에 올랐고 공동 20위(1언더파 215타)를 차지한 박지영이 상금 3위(11억 1226만원)로 시즌을 마감했다.
이번 대회에서 연장전 끝에 이동은을 꺾고 우승(7언더파 209타)을 차지한 마다솜은 우승 상금 2억 5000만원을 챙기고 상금 6위(9억 6339만원)에 올랐다.
윤이나가 1승만으로 3승의 박현경, 박지영, 배소현, 이예원, 마다솜을 제치고 상금 왕에 오른 것은 그만큼 꾸준한 성적을 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올해 25개 대회에 출전한 윤이나는 톱10 횟수에서 14회를 기록해 13회의 박현경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톱10 확률에서 50%를 넘은 선수는 56%의 윤이나가 유일하다. 특히 윤이나의 ‘톱10’ 중 ‘톱3’ 성적이 8회나 된다. 준우승을 4회 차지했고 3위도 세 차례 기록했다.
톱10에 올랐을 때만 점수를 받을 수 있는 대상 포인트에서도 윤이나는 박현경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535점의 윤이나가 1위이고 2위는 503점의 박현경 그리고 3위는 487점의 박지영이다.
윤이나는 또 그해 가장 견실한 샷을 했는지 알 수 있는 평균 타수에서도 70.05타를 기록해 1위에 올랐다. 2위는 70.17타의 박지영이고 3위는 70.23타의 김수지다. 또 70.32타의 박현경이 4위에 올랐다.
규칙 위반에 따른 징계에서 풀려 올해 복귀한 윤이나는 12월 초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Q 시리즈 최종전에 출전해 미국 진출을 타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