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兆단위 대어' 두산타워 매물 나왔다[시그널]

마스턴, 2020년 8800억에 인수
펀드만기 앞두고 자금 회수 나서
청량리 재개발·GTX 확충 호재
'강북권 쇼핑메카' 재부흥이 관건

두산타워 전경. 서울경제DB




서울 동대문 상권의 대표적인 랜드마크인 두산타워가 매물로 나왔다. 청량리 재개발 프로젝트에 GTX-B 노선 확충 등 대규모 호재가 예정돼 강북권 쇼핑과 오피스 중심지로 자리매김한 만큼 ‘조 단위 대어’가 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마스턴투자운용은 최근 부동산 종합 서비스 기업 에스원 등 3개사 컨소시움을 자문사로 선정하고 두산타워 매각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마스턴투자운용이 매각에 팔을 걷어 부친 건 두산그룹으로부터 건물을 인수한 지 약 4년 만이다. 내년 ‘마스턴 전문 투자형 사모 부동산 투자 신탁 제98호’ 펀드 만기를 앞두고 선제적으로 안정적인 엑시트(자금 회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마스턴투자운용은 당시 각종 부대비용 포함 약 8800억 원을 들여 두산타워를 매수했다.


1998년 준공돼 서울 중구 장충단로에 자리한 두산타워는 지하 7층~지상 34층, 연면적 12만2630.26㎡ 규모의 랜드마크 빌딩이다. 두타몰이 지하 2층~지상5층에 입점해있고, 현대백화점 면세점이 지상 6층~14층, 두산그룹 사무실이 15층~34층에 있다.


두타몰은 코로나 엔데믹 이후 가파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두타몰의 외국인 거래액은 지난해 4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234% 성장했다. 롯데는 올 9월 MZ세대를 겨냥한 ‘던던 동대문’을 오픈했고, 두산타워 건너편에 있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방문객 수는 지난해 1375만 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시도 ‘글로벌 뷰티산업 허브, 서울’ 기본 계획에 따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일대를 패션과 함께 뷰티산업 핵심거점으로 육성하기 위한 사업을 벌이며 상권 부흥 지원 사격에 나서고 있다.


서울 중심업무지구(CBD)에 위치한 랜드마크 빌딩으로서의 가치도 인정받고 있는 데다 두산그룹과 현대백화점면세점이 들어와 임차 구조가 안정적이라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한 업계 관계자는 “광화문·을지로 오피스 일대와 인접한 CBD 대표 건물로 쇼핑몰 뿐 아니라 오피스타워로서 가치도 높다”고 평가했다.


업계에서는 GTX-B 노선 확충과 청량리 대규모 대개발 등을 고려할 때 두산타워의 발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청량리 6·7·8구역 등 앞으로 예정된 재개발이 완료되면 수천 세대의 인구가 유입될 텐데, 가까운 동대문 상권에는 큰 호재”라며 “GTX-B 노선이 생길 경우 서울 외곽 지역과 경기 유동 인구까지도 흡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대문이 여러 호재에 힘입어 강북권의 쇼핑메카로 재부흥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만일 매각가가 1조 원을 상회할 경우 올해 서울 강남 권역에서 1조1040억 원에 거래된 더에셋에 이은 대어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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