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를 만나 경영계 건의사항을 청취했다. 이 대표는 기업 활동 지원을 강조한 한편 경영계가 요구한 ‘고용 유연화’에는 노사와 정치권의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더 잘 사게 하는 문제, 민생의 핵심은 기업 활동”이라며 “당연히 기업 활동이 가장 중심에 있어야 하고, 국가의 역할도 기업 활동을 권장하고 원할하게 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일자리도 늘리고 국가 부를 창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성장이 곧 복지, 성장이 곧 발전이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다만 그 성장 발전의 과정에서 어떤 경로를 취하는지가 문제”라고 덧붙였다.

간담회에서 손경식 경총 회장은 “AI의 발전으로 인한 일자리 대체와 산업 구조의 큰 변화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우리 노동시장에 누적된 비효율적인 규제들은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투자를 제약하고 있다”며 “노동 시장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 근로 시간에 대한 근로자 선택권을 보장하고 직무·성과 중심 임금 체계로 개편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요청했다.

손 회장은 또 노사관계 선진화를 강조하며 “노동조합에 부여된 권리와 비교하면 기업의 대응 수단이 매우 부족한 점이 노사관계 불안의 원인으로 지목된다”며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춰 (노조 쟁의행위시) 대체근무 허용 등 제도를 검토해 달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추진 중인 상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이사 충실의무를 확대하는 개정안의 경우 정상적인 경영 활동까지 위축까지 시킬 수 있다는 점을 헤아려 달라”는 우려를 표했다.

이 대표는 경영계 건의사항에 대해 “노동 유연성 확보는 당연한 요구라고 생각한다”면서 “전 세계에서 노동 시간이 가장 긴 편에 속하는 것은 어찌 보면 수치스러운 일일 수도 있다. 엄청난 산재 사망률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사와 정치권의 ‘사회적 대화’를 강조했다. 이 대표는 “노동자는 해고는 죽음이라고 하고, 노조에서는 ‘내 자식을 채용 의무화하라’는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요구를 한다. 기업은 정규직을 뽑아 놓으면 자를 수도 없고 뭉쳐서 저항하니 절대 정규직을 안 뽑는다”며 “기업, 노동 측면에서 다 손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적정한 선에서 타협해야 하는데 결국 정치, 정부 정책에 달렸다”며 “긴 시간 진지한 토론이 필요하다. 사회적 대타협을 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