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을 진단하는 기준인 체질량지수(BMI) 25가 실제로는 사망 위험이 가장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문가들은 비만의 BMI 수치를 현행 25에서 27 이상으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11일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공단 건강보험연구원은 지난 8일 한국보견교육건강증진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2002~2003년 일반 건강검진을 받은 성인 847만명을 21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를 바탕으로 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BMI는 몸무게(㎏)를 신장의 제곱(㎡)으로 나눈 값이다. 비만의 기준으로 가장 널리 쓰이는 척도다. 키 178cm 기준 체중 80kg, 키 163cm 기준 체중 67kg면 BMI 25에 해당한다.

우리나라는 세계보건기구(WHO) 서태평양지역 기준에 따라 BMI 18.5~22.9는 ‘정상’, 23~24.9 ‘비만 전단계’(위험체중·과체중), 25 이상이면 비만 등으로 분류한다.

연구진이 추적 관찰 결과를 통해 BMI와 총 사망 간 연관성을 분석했더니 BMI 25 구간에서 사망 위험이 가장 낮은 ‘U’자 형태가 나왔다.

관찰 시작 시점 이후 6년 내 사망자를 제외하고 분석한 결과 BMI 25 구간에서 사망 위험이 가장 낮았다. 저체중인 BMI 18.5 미만과 3단계 비만인 BMI 35 이상에선 BMI 25 구간과 비교하면 사망 위험이 각각 1.72배, 1.64배 높았다.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등을 포함한 심뇌혈관질환과 BMI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에서는 BMI가 높아질수록 질병 발생 위험이 전반적으로 증가했다. 연구진은 BMI 25 구간을 비만 기준으로 특정할 근거가 명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BMI 25 이상에서 질병발생 위험 증가 폭을 보면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은 BMI 27구간에서 이전 구간 대비 증가 폭이 커졌다. 심혈관질환은 BMI 29 구간, 뇌혈관질환은 BMI 31 구간이었다.

오상우 동국대일산병원 교수는 “그동안 체형, 생활습관, 질병양상이 서구와 닮아가는 변화를 보여 이제는 BMI 25에서 가장 낮은 사망 위험을 보인다”며 “연구 결과를 종합하면 지금의 비만 진단 기준을 BMI 27로 상향 조정하는 게 한국인의 적절한 진단기준이라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선미 건강보험연구원 건강광리연구센터장은 “현행 비만 기준을 최소 BMI 이상으로 상향 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중국은 이미 BMI 28 이상을 비만 기준으로 적용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