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가 임현택 전 회장 탄핵에 따른 후임 선출 전까지 집행부 공백을 메울 비상대책위원장 후보 등록을 13일 마감한 결과 4파전으로 압축됐다. 임 전 회장 탄핵 과정에서 존재감을 보여준 전공의들은 이번 비대위원장 선출 과정에서도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섰다.
12일 의료계에 따르면 이날 오후 후보등륵을 마감한 비대위원장 선거에 박 부회장과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 주신구 대한병원의사협의회장, 황규석 서울시의사회장이 입후보했다. 당초 입후보가 점쳐졌던 김성근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대변인은 등록하지 않았다. 이들 후보자는 이날 오후 8시부터 의협 회관에서 열리는 후보자 설명회에 참석해 당선 시 활동 계획 등을 발표한다.
박형욱 부회장은 의정갈등 국면에서 사태 핵심인 전공의 등 젊은 의사들과 활발히 접촉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정부 의료정책의 문제점에 대해 강연하기도 했다. 이에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은 이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며 공개 지지를 선언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박 교수는 신뢰를 바탕으로 젊은 의사들과 원활한 소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각 병원 전공의 대표 72명이 해당 의견에 동의한다는 의사를 표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임 전 회장 재임 시절 대표적 반대파이자 이번 의정갈등 국면에서 상당한 강경파로 꼽힌다. 그는 출마의 변에서 “경기도의사회 악법저지 비대위원장으로서 지난 1년간 대통령실 앞 거리에서 의료 정상화를 위한 선도적 투쟁을 해왔다”며 “그간 정부를 압박해 온 강력한 선도적 투쟁을 더욱 가열차게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주 회장은 의료계의 여야의정협의체 참석 철회를 주장하며 “내부 합의되지 않은 협상 참석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차기 의협 회장 보궐선거에 나서지 않겠다며 “비대위는 누군가의 업적이 되거나 입신의 발판이 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사직 전공의를 위한 개원 실무교육 프로그램을 개최하는 등 전공의 지원을 위해 노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정시 모집이 시작되면 2025년 의대 정원은 더이상 되돌릴 수 없게 된다”며 “엄혹한 시기에 한 몸 불살라 희망의 촛불이 돼 보겠다”고 말했다.
비대위원장을 선출하는 1차 투표는 선거권 있는 대의원 248명을 대상으로 13일 오후 3∼8시에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투표 결과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같은 날 오후 8시 20분부터 1시간 동안 결선투표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