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이 2조5000억 원 규모의 긴급 일반공모 유상증자 결정에 대해 사과했다. 특히 유상증자 철회 가능성을 언급해 조만간 결정을 내릴 것임을 시사했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이날 3분기 실적 발표 후 진행한 증권사 애널리스트 대상 콘퍼런스콜에서 "시장의 상황 변화와 기관투자자, 소액 투자자들의 우려, 감독 당국의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 등 예상치 못한 부분이 있었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긴급하게 결정했는데, 추진 당시에는 충분히 예상치 못했다"면서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려아연은 지난달 30일 자사주 소각 후 발행주식 전체의 20%에 육박하는 보통주 373만2650주를 주당 67만원에 일반 공모 형태로 신규 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이 지난 6일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하면서 제동이 걸렸다.
고려아연은 "사외이사들이 별도로 논의하는 등 여러 차례 미팅을 진행하고 있다"며 "머지않은 시점에 내부 논의와 시장의 피드백을 수렴해 주주들의 우려와 당국의 요구를 검토해 다시 계획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철회 가능성에 대해서는 “유상증자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고, 이 자리에서 철회를 말하긴 어렵지만 만약에 철회하더라도 (상장폐지·주주 피해 등) 우려가 있다고 여전히 생각한다”면서 "공모 외에 다른 방법을 통해 부작용 해소를 위한 여러 고민을 해보겠다"고 설명했다.
고려아연은 13일 오전 8시30분 열리는 이사회에서 유상증자 철회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영풍·MBK파트너스가 장내 매수를 통해 1.36%의 지분을 추가 취득함으로써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은 점점 코너로 몰리고 있다. 영풍·MBK의 지분은 39.83%로 확대됐고, 의결권 기준으로는 45.4%를 확보했다. 이대로면 약 5%포인트 차이가 나 연말을 전후해 열릴 임시 주주총회에서 MBK 측이 승기를 잡을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