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폭탄 공약과 대중국 강경책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에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급락했다.
1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홍콩항셍지수는 이날 2.83% 내렸고 중국 대형주 벤치마크인 CSI300은 1.1%, 상하이종합지수는 1.39%, 선전종합지수는 0.81% 내리며 장을 마쳤다. 대만 자취엔지수도 2.33% 하락한 2만 2981.77로 마감됐다. 중국 역내 위안·달러 환율은 장중 7.2367위안으로 위안화 가치가 8월 초 이후 약 3개월 반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이는 트럼프 당선인의 보편관세 정책 등에 대한 우려가 증폭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당선인의 정책이 달러와 미국 주식을 끌어올리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다른 나라의 자산 가격에는 긍정적이지 않다”며 “관세 인상은 글로벌 경제, 특히 미국에 대한 주요 수출국인 중국 등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국무장관에 대중 강경파인 마이크 왈츠 하원 의원과 마르코 루비오 상원 의원을 발탁했다는 보도까지 나오며 불안 심리가 확산했다는 분석이다. 스위스 금융사 롬바르드 오디에의 수석 거시 전략가 호민 리는 “인사와 관련된 보도는 트럼프 당선인이 중국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선거 공약을 이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이날 블룸버그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정부가 상하이와 베이징을 포함한 주요 도시의 부동산 취득세율을 3%에서 1%까지 내리는 정책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지만 중국 주식을 부양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주택 매수 심리가 워낙 얼어붙은 상황에서 상황을 반전시키기에는 부족하다고 봤다.
홍콩 UOB 케이히의 스티븐 렁 전무는 “시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훨씬 더 빠르게 중국에 부정적인 정책을 펼 것을 우려하고 있다”며 “미국의 중국에 대한 매파적인 정책은 상상 이상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