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에 500억 줬는데 인력 요청…새마을금고 뿔났다

이사장 선거 협조문에 직원 반발
선관위 "구시군 직원수 평균 10명
투표소 1800개 달해 지원 필요"

연합뉴스

내년에 처음으로 실시되는 ‘전국 동시 새마을금고 이사장 선거’를 위탁 관리하는 선거관리위원회가 새마을금고로부터 500억 원에 달하는 경비를 수령하고도 선거 인력 차출을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마을금고 임직원들은 충분한 비용을 지불했는 데도 인력 동원에 나서달라는 요청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전국 구시군 선거관리위원회는 지역 새마을금고에 이사장 선거 투개표 사무원 인력 차출 협조를 요청했다.


232개 구시군 선관위는 내년 3월 5일 실시되는 제1회 전국 동시 새마을금고 이사장선거에서 1190개의 금고를 위탁받아 관리한다. 현직 이사장의 임기 만료일 180일 전인 올 9월 21일부터 관할 선관위에 선거 사무가 위탁된 상태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선거 업무 위탁 비용으로 약 500억 원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회 관계자는 “자산 규모에 따라 직선제·간선제로 나뉘어 투표를 진행한다”며 “금고당 최대 약 2000만 원의 비용이 소요됐다”고 말했다.


적잖은 비용을 지급했는데도 선관위가 인력 지원을 요청하자 새마을금고 임직원들은 반발하고 있다. 새마을금고 단위조합 관계자는 “이사장 동시 선거일은 엄연히 근무하는 날”이라며 “새마을금고 직원이 본래 업무를 제쳐 두고 선거에 차출되는 것은 주객이 전도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선관위는 이에 대해 워낙 대규모로 치러지는 선거다 보니 공정한 관리를 위해 새마을금고 직원의 지원이 꼭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후보자 등록, 투개표, 예방 단속 업무 등을 총괄하는 구시군 선관위 직원이 구시군당 평균 10명 내외에 불과하다는 이유에서다. 선관위 관계자는 “1개 지역 선관위당 평균 5개의 금고와 8개의 투표소를 관리하고 전국에 운영해야 하는 투표소만 약 1800개에 달한다”면서 “선거 업무를 투명하고 공정하게 진행하려면 새마을금고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직원들의 지원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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