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던진 삼전 5만3000원까지 밀려…"AI칩 수요 견조, 악재에 과민한 반응"

■트럼프發 반도체주 추풍낙엽
對中 수출제한 전망이 불안 키워
외인 지분율 두달새 56%→52%

연합뉴스

국내 증시 급락은 반도체 주가 부진의 영향이 컸다.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확정으로 당장 보조금 지급부터 한국산 칩에 대한 관세 부과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반도체 업황 악화를 전망한 모건스탠리의 분석 보고서까지 등장한 게 결정타였다. 전문가들은 악재 하나 하나에 주가가 과민 반응하는 민감 장세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12일 삼성전자(005930)는 전 거래일 대비 2000원(3.64%) 하락한 5만 3000원에 장을 마쳐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SK하이닉스(000660) 역시 전날보다 6800원(3.53%) 하락한 18만 58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공시를 통해 4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계획을 밝힌 한미반도체(042700) 주가도 전장 대비 3.86% 급락하는 등 속수무책이었다.





전날 밤 엔비디아(1.61%)와 TSMC(3.23%)의 주가가 하락한 것이 국내 반도체 종목 급락의 도화선이 됐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당선으로 중국과의 무역 분쟁에 대한 경계가 커진 가운데 주말 사이 대중국 반도체 수출 제한에 대한 보도가 흘러 나오며 시장 불안을 키웠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정국에서 “TSMC는 우리 (반도체) 사업의 95%를 훔쳤다”며 동맹국 반도체 기업에 대한 공세를 예고한 바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이미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배를 밑돌아 청산가치보다 주가가 낮은 상태다. 이날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3497억 원이나 매도하는 등 10거래일 연속 매도했다. 이 기간 순매도 규모는 총 1조 8854억 원에 이른다. 33거래일간 13조 원을 판 뒤 이틀 간 잠시 순매수하더니 다시 순매도 공세를 펴고 있는 셈이다. 외국인 지분율도 9월 초 56%에서 이날 52.1%까지 빠졌다. 이선엽 신한투자증권 영업부 이사는 “AI 반도체 수요가 견조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반도체 업종 주가는 미국의 반도체 보호무역 조치 우려로 과도하게 빠졌다”며 “그럼에도 매수세가 붙지 않는다는 뜻은 결국 국내 증시 기초체력이 매우 허약하다는 방증”이라고 짚었다. 나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본격적인 대중 보호무역 조치가 실행되는 것을 보고 우리나라까지 불이익이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로 시장이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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