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햇볕에도 안정’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열 내구성 개선

첨가제 비율 최적화로 고열 안정성 메커니즘 구현
26.18% 광전변환 효율·85℃ 고열 안정성 확보

첨가제 함량 변화에 따른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 광전변환효율 비교 결과. 연구그림=유니스트

태양은 빛과 열을 내뿜는다. 태양 빛은 태양전지를 통해 전기에너지로 바뀌지만 태양 열은 되레 태양전지를 ‘노화’시킨다. 특히 차세대 태양전지인 페로브스카이트 전지는 열에 더 취약하다. 이러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열 내구성을 대폭 개선한 연구 결과가 나와 상용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유니스트(UNIST·울산과학기술원) 탄소중립대학원 김동석 교수팀은 경상국립대학교 이태경 교수팀, 스위스 로잔공대 마이클 그라첼 교수팀과의 공동 연구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의 열 내구성을 저해하는 원인을 밝혀내고 높은 효율은 유지하면서도 열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첨가제 배합을 찾아내 국제학술지인 줄(Joule)에 공개했다고 13일 밝혔다.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는 저렴한 소재와 공정비용, 기판에 따라 유연한 필름 형태로도 찍어낼 수 있어 차세대 태양전지로 꼽히고 있다. 상용화를 위해서는 열, 습기 등을 견뎌내며 오랫동안 성능을 유지해야 하는데, 그중 열 내구성 개선은 상용화 마지막 관문과도 같았다. 습기 등은 전지를 감싸는 봉지 기술로 차단할 수 있지만, 열 내구성은 소재 자체를 개선해야 하는 데다 봉지 공정 과정에서 온도가 100℃까지 치솟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열 내구성을 저해하는 요인을 근본적으로 분석해 전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과량으로 넣어오던 첨가제가 그 원인임을 밝혀냈다. 분석 결과에 따라 4-tert-부틸피리딘(4-tert-butylpyridine, tBP) 함량을 20배 이상 줄여 높은 전도성과 효율을 유지하면서도 고온 안정성이 뛰어난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만들 수 있었다. tBP는 원래 페로브스카이트 전지 정공수송층의 전도성을 개선하기 위해 넣는 첨가제이다. 정공수송층은 광활성층에서 생성된 전하입자인 정공을 전극으로 전달하는 물질로, 전도성이 좋아야 태양전지 효율이 올라간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소량 첨가된 tBP는 또 다른 첨가제인 리튬비스마이드(LiTFSI)와 1대 1 복합체를 형성해 탈도핑 현상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전도성을 개선했다. 또 유리전이 온도도 기존 77℃에서 105℃까지 상승했다. 유리전이는 고분자 물질 등이 고체 상태보다 액체 상태에 가까워지는 현상으로 유리전이 온도가 높을수록 열 안정성이 뛰어나다.


이 전지는 세계 최고 수준인 26.18%의 광전변환효율을 기록했으며, 25㎠ 면적 모듈에서도 23.29% 효율을 달성했다. 또한, 85℃ 고온에서 1000시간 동안의 내구성 시험을 통해 뛰어난 안정성을 입증했다.


제1저자인 신윤섭 UNIST 박사는 “이 연구는 첨가제 간 비율 최적화만을 통해 고효율과 고온 안정성을 잡은 혁신적인 연구 성과라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김동석 교수는 “장기적 내구성, 높은 효율과 더불어 100℃ 이상의 제작 공정을 견딜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는 점에서 상용화의 마지막 퍼즐 조각을 맞춘 것과 같은 연구”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UNIST의 신윤섭 박사와 송지원 연구원, 경상국립대학교 이동규 석박사 통합과정 대학원생이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수행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NRF) 및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김동석 교수(좌측 상단) 연구팀. 아랫줄 중앙은 제1저자인 신윤섭 박사. 사진제공=유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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