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북한군, 쿠르스크 지역 전투 참여"…대규모 병력 집결

美 국무부 부대변인 브리핑서 첫 확인
러시아군과 언어 장벽 등 극복이 관건

우크라이나 파병 북한군 포스터. 사진=우크라이나군 국가저항센터 홈페이지 캡처

미국이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병사들이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전투에 참여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북한군이 격전지인 서부 쿠르스크 지역 탈환에 나선 러시아군과 함께 대규모 공세에 나섬에 따라 사상자가 속출할 가능성도 커졌다.


베단트 파텔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은 12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1만명 이상의 북한 병사들이 러시아 동부로 파견됐고, 그들 대부분이 쿠르스크주로 이동해 러시아군과 함께 전투 작전에 관여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북한군의 전투 참여 사실을 확인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우크라이나에서는 북한군이 쿠르스크에서 교전을 벌여 사망하는 등 전투에 참여했다는 보고가 나왔지만 미국은 신중한 입장을 보여왔다. 파텔 부대변인은 "러시아군은 최전방 작전의 핵심 기술인 참호 클리어링(참호내 적병 등 위험요소 제거)을 포함한 기초적 보병 작전과 무인기, 화포 (작동) 등에서 북한 군인들을 훈련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북한 군대를 사용해서 러시아가 전장에서 성공을 거둘지는 주로 러시아가 그들(북한군인)을 자신들 군대에 얼마나 잘 통합할 수 있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면서 "그들이 극복해야 할 과제 중 일부는 상호 운용성, 언어 장벽, 지휘 및 통신"이라고 전했다.


격전지 쿠르스크에서는 지난 8월 우크라이나의 침공 이후 탈환을 위한 러시아와의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 앞서 지난 11일 키이우포스트 등 현지 매체들은 우크라이나군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군이 대규모 병력을 집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쿠르스크에 집결한 러시아군은 북한군 1만2000명을 포함해 약 5만 명 규모로 전해졌다.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이 사실상 확인됨에 따라 한국 정부의 우크라이나 지원 정책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한국 정부는 러시아로 파견된 북한군이 실제 전투에 참여하는지 여부 등을 지켜봐 가며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 등 단계적 대응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에 대해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러시아는 우리 국가와 국민의 안보를 위협할 수 있는 모든 조치에 가혹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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