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결국 2조5000억 원 규모의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철회했다. 금융당국이 제동을 걸었던 만큼 예고된 결과이기도 하다. 영풍·MBK파트너스와 경영권 분쟁은 이제 임시 주주총회에서 본격화 할 전망이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이날 임시 이사회를 열어 유상증자를 철회하기로 결의했다. 고려아연은 “지난달 30일 유상증자를 결의할 당시에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주주와 시장 관계자의 우려 등을 지속적으로 경청하고 이를 겸허한 마음으로 수용해 왔다”며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한 독립적인 숙의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해당 안건을 재검토한 끝에 철회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고려아연은 지난달 30일 자사주 소각 후 발행주식 전체의 20%에 육박하는 보통주 373만2650주를 주당 67만원에 일반 공모 형태로 신규 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금융감독원이 지난 6일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하면서 제동이 걸렸다.
고려아연은 주주 구성이 확정된 뒤 열리는 주주총회에서는 단기적 투자 수익 회수보다는 기업의 장기적인 경쟁력과 비전, 향후 사업 협력의 필요성 등을 고려한 주주들의 현명한 판단과 결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입장이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기관투자자와 소액주주, 협력사, 시장의 이해관계자, 국민들과 더욱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겸허한 자세로 의견을 경청해 지지를 이끌어 낼 것”이라며 "주주총회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사회의 독립성 강화와 지배구조 개선, 소액주주 보호와 참여방안 등도 적극 추진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영풍·MBK가 장내 매수를 통해 1.36%의 지분을 추가 취득함으로써 최 회장 측은 수세에 몰린 상태다. 영풍·MBK의 지분은 39.83%로 확대됐고, 의결권 기준으로는 45.4%를 확보했다. 최 회장 측은 우호군인 한국투자증권 등이 이탈하면서 지분율이 약 5%포인트 차이가 난다.
한편 금감원은 고려아연의 유상증자 철회 결정에도 회계 감리, 불공정거래 조사 등은 별개로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