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미국의 통상 정책을 총괄하는 ‘무역 차르’에 관세 폭탄 설계자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전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임명하기를 원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트럼프 당선인은 방만한 미국 정부 인력·재정에 메스를 댈 ‘정부효율부’ 수장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지명했다. 경제와 행정, 외교안보 등 전 분야에서 본인의 코드와 맞는 인물을 전진 배치하며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 진용을 빠르게 갖춰가고 있다는 평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현지 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당선인이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를 ‘무역 차르’에 임명하기를 원한다는 뜻을 주변에 밝혔다고 보도했다. 차르는 일종의 백악관 정책 고문으로 상원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아 대통령 취임 첫날부터 활동을 시작할 수 있다. 라이트하이저가 ‘무역 차르’로 공식 취임하면 미 상무부와 USTR을 포함한 행정부 전반의 무역을 총괄하게 된다. 라이트하이저 전 대표는 트럼프 당선인의 대표적인 경제 참모이자 강경 보호무역주의자로 트럼프 1기 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담당했던 인물이다.
이날 트럼프 당선인은 머스크와 공화당 대선 경선 후보 비벡 라마스와미가 정부효율부(the 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DOGE)를 이끌 것(will lead)이라고 발표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 두 사람은 정부 관료주의를 해체하고 과도한 규제를 철폐하며 낭비되는 지출을 삭감, 연방 기관을 재건하기 위한 길을 닦을 것”이라며 “이는 ‘세이브 아메리카(Save America·미국 구하기)’ 운동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방만한 정부 재정을 축소해 대규모 감세에 따른 재정적자분을 메우겠다는 계산을 갖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국방부 장관에는 폭스뉴스 진행 중 “이란을 폭격하라”고 말하기도 한 피트 헤그세스 진행자를 깜짝 발탁했다. 또 이민 정책을 담당하는 국토안보부 장관과 중앙정보국(CIA) 국장에는 ‘충성파’ 크리스티 놈 사우스다코타주지사와 존 랫클리프 전 국가정보국(DNI) 국장을 각각 지명했다. 이밖에 주이스라엘 대사에는 강경 친(親)이스라엘 성향의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 중동 특사에는 부동산 사업가 스티브 위트코프를 지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