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동 현대트랜시스 사장 물러난다…현대엔지니어링·건설 CEO도 교체

현대차그룹 실적 선방에도 '위기감'
트럼프행정부 2기에 빠른 대응 기조
작년 최대 승진과 확 달라진 분위기
트랜시스 수장에 백철승 부사장
엔지 주우정·건설 이한우 내정


현대자동차그룹이 15일 현대트랜시스·현대건설 등 일부 계열사 대표이사 사장을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한다. 내부 혁신 기조에 맞춰 실적과 사업 관리가 부족한 인사를 적시에 교체하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인적 쇄신을 단행해 곧 들어설 트럼프 행정부발 정책 변화에 대응할 방침이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장기 파업 사태를 겪은 현대트랜시스의 여수동 사장이 물러나고 후임으로 백철승 사업 추진 담당 부사장이 내정됐다. 여 사장은 2019년 현대다이모스와 현대파워텍이 합병하며 출범한 현대트랜시스의 초대 대표로 6년 가까이 회사를 이끌어왔다.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뒀던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도 물러날 것으로 알려졌다. 후임으로는 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부사장)이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주 부사장은 그룹 내 대표 재무통으로 꼽힌다. 기아차 유럽법인 재무실장과 기아차 재무관리실장, 기아차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을 역임했다. 홍 대표는 2022년 3월 현대엔지니어링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뒤 기존 주택 사업과 플랜트 사업 외에 새 먹거리 발굴에 주력해왔다.


현대건설을 이끌 수장도 바꾸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 후임으로 이한우 주택사업본부장(전무)이 새 대표이사에 내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무는 1970년생으로 서울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한 후 현대건설에 입사해 30여 년간 근무했다. 윤 사장이 1957년생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 인사는 세대교체 성격이 짙다. 1970년대생이 현대건설 사장에 오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그룹이 임원 인사를 앞당기는 주요 배경에는 내년 2월 들어설 제2기 트럼프 행정부가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10%의 보편관세를 예고하고 전기차 보조금 폐지 등 급진적인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리츠증권은 현대차와 기아가 보편 관세를 모두 비용 처리할 경우 영업손실이 각각 2조 7000억 원, 1조 8000억 원 발생할 수 있다는 보고서도 냈다. 현대차는 지난해 영업이익의 약 18%, 기아는 15%가 관세로 증발하는 셈이다. 미국 수출 물량이 많은 현대차그룹으로서는 발 빠르게 대처하지 못하면 위기를 맞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큰 폭의 임원 승진은 없을 것으로 알려졌다. 오히려 지난달 현대차는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내부 혁신을 시작하겠다”고 예고하기도 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의 지난해 인사는 12월 20일 이뤄졌다.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한 현대차그룹은 당시 사상 최대 규모의 승진 인사를 했다. 현대차·기아 구매본부장이었던 이규석 부사장과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이었던 서강현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각각 현대모비스와 현대제철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현대차 97명, 기아 38명, 현대모비스 20명 등 252명이 승진했다. 새로 선임된 임원만 197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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