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SK하닉,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송전망 건설비 부담 던다

22일 한전과 송전망 MOU 체결 예정
산업1차관 "반도체 전력망 문제 대부분 해소"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감도. 사진 제공=용인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경기 용인 일대에 조성되는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의 송전망 건설 비용 부담을 최소 1조 원가량 덜 수 있게 됐다. 한국전력이 비용을 대는 공용망을 늘리고 반도체 클러스터 참여 기업이 부담하는 전용망은 최대한 줄이는 방식을 통해서다.


1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한전과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22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송전망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한다. 박성택 산업부 1차관은 이날 기자 간담회에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대한 전력망 공급 문제가 상당 부분 해소됐다”며 “(당사자간) 합의가 원만하게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은 2047년까지 경기 남부 지역에 622조 원을 투자해 반도체 생산 및 연구개발 집적단지를 조성한다. 여기에 들어서는 반도체 제조시설 등을 돌리는 데 필요한 전력은 약 10GW로 원전 10기의 발전량과 맞먹는다.


문제는 남동부 지방에 몰려 있는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을 수도권으로 끌어오기 위한 전력망 구축에 3조 7100억 원의 비용이 소요된다는 점이다. 그동안 정부와 한전은 수익자 부담 원칙에 따라 반도체 대기업들이 송전망 건설비를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으나 과도한 부담을 호소하는 기업들의 요구에 한발 물러섰다. 국내 반도체 기업에 대한 지원을 대폭 늘려야 한다는 여론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한전이 추가 분담하는 비용은 자체 예산으로 조달할 것”이라며 “어려운 재무 여건에도 그리드, 특히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투자비는 최우선적으로 배정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 안팎에서는 이번 조치로 삼성과 SK 측이 1조 원 이상의 비용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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