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만 미래에셋증권(006800) 고문이 타사 현업 복귀 등 각계 러브콜을 고사하고 친정에 남기로 결론내렸다. 타사 부회장직으로 이동 후 자회사 대표 취임이라는 구체적인 청사진까지 거론되기도 했다. 최 고문은 이같은 제안을 두고 막판까지 고심했지만 최근 사양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 고문은 타사 IB 부회장직 수락 여부를 최근까지 고심하다 끝내 고사했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 고문이 올해는 타사 지주사에서 IB 담당 부회장으로 우선 취임 후 내년에 자회사 대표로 취임하는 구체적인 안까지 논의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앞서 최 고문의 이동설이 확산하며 연말 인사철을 앞두고 증권사 대표급 임원들이 술렁이기도 했다. 주요 증권사를 중심으로 최 고문의 이동이 확정됐다는 얘기가 일부 나오기도 했지만, 서울경제신문이 최 고문에게 직접 확인한 결과 이동 의사를 접은 것으로 파악됐다. 최 고문은 미래에셋증권 회장직에서 물러나던 1년 전에는 총선 출마설, 금융투자 유관기관 대표행 등 각종 추측이 쏟아졌다.
‘금융지주 부회장직으로 이동하는 게 맞느냐’는 질문에 최 고문은 “결론은 안 가고 못 간다”며 “저는 사랑하는 미래에셋 창업멤버로 회장까지 한 만큼 함부로 거취를 정해선 안되고, 이게 도리에 맞다”고 답했다. 이어 “(회장직에서) 물러나고 1년여 동안 여기저기서 요청한 데가 많았지만 모두 양해를 구했다”고 덧붙였다. 최 고문은 남은 기간 천주교 신자로서 봉사에 집중하고 가정과 건강을 돌보겠다는 뜻을 전했다. 그는 한국 서울대교구 가톨릭경제인회 부회장이자 서강대학교 학교법인 이사 등을 역임 중이다.
최 고문은 글로벌 IB 전문가로 미래에셋그룹 성장의 1등 공신으로 꼽힌다. 최 고문은 동원증권에서 지점장으로 근무하다 1997년 박현주 회장과 미래에셋그룹을 창업한 개국 공신이다. 그는 1997년 미래에셋운용 대표이사 상무를 시작으로 26년 동안 미래에셋캐피탈·생명·증권 등 주요 계열사의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두루 거친 뒤 2021년 업계 최초로 전문경영인 출신 회장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최 고문은 26년 만에 일선에서 물러나 현대자동차그룹의 종합물류사인 현대글로비스 사외이사 등을 역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