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스드메, 기본금 싸다더니 추가금 폭탄"…가격 공개하고 약관 손본다

기재부, 결혼서비스 실태조사 결과
결혼식 비용 평균 2500만원 달해
패키지 이용 시 추가금이 기본금의 50%
3명 주 2명은 "개별 가격 고지 못 받아"
정부, 결혼서비스업 제정 연내 추진

연합뉴스.

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스드메) 서비스, 장소 예약 등 결혼식에 쓰이는 비용이 평균 25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비 부부 대부분이 이용하는 스드메 패키지 상품의 경우, 개별 서비스 이용 때보다 최종 가격이 더 비쌌을 뿐만 아니라 패키지 요소별 가격도 제대로 고지되지 않고 있었다. 이에 정부는 결혼서비스 가격 공개 플랫폼을 구축하고 가격 공개를 제도화하기로 했다.


14일 기획재정부는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결혼서비스 발전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최근 통계청 조사에서 국민 76.9%가 ‘결혼식 문화가 과도한 편’이라고 응답한 데다, 결혼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결혼 자금 부족’을 지목한 국민 비중이 31.3%에 달하는 등 결혼서비스가 청년층에 큰 부담이 된다는 지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기재부가 올해 5~11월 결혼서비스 업체 2000여 곳에 대해 신혼부부 995쌍 및 9개 온라인 플랫폼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결혼서비스에 대한 평균 지불액은 2468만 원에 달했다. 이중 결혼식장은 평균 기본금이 1644만 원이었고 스드메 패키지의 기본금은 346만 원이었다.


문제는 여기에 각각 146만 원, 174만 원의 평균 추가금도 붙는다는 점이다. 소비자의 82.4%는 스드메를 각각 개별적으로 구매하지 않고 패키지 상품으로 이용했다고 답했는데, 패키지 상품 구매 시 추가금 규모는 기본금의 50.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본금이 싸다는 말을 듣고 패키지 상품을 선택했지만 기본금의 절반에 달하는 금액을 추가금으로 지불하게 된다는 의미다. 이는 서비스 개별 구매 시 기본금 대비 추가금 비중(12.5%)보다 약 4배 높은 수준으로, 기본금에 추가금을 더한 최종 지불 금액은 결국 패키지 상품(평균 510만 원)이 개별 구매 상품(평균 473만 원)보다 높았다.


게다가 패키지 상품을 이용했다고 답한 소비자 중 ‘개별 가격을 고지 받았다’고 답한 비중은 34.3%에 불과했다. 또, 계약 시 환불 기준을 구체적으로 고지 받지 못한 비율은 37.3%였고, 결혼서비스 상품 중 환불 가능 기간은 15일 이하가 41.1%에 달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온라인 웨딩 플랫폼에 공개된 스드메 패키지 기본금은 평균 199만 원이었지만 실제로 지불하는 가격은 평균 520만 원에 달하기도 했다”며 “드레스 헬퍼 비용, 스튜디오 촬영 시 간식 구매 관행 등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정부는 먼저 주요 결혼식장 및 결혼 준비 대행업체를 중심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세부 가격 자율 공개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연내 결혼서비스법 제정을 추진하고 서비스 품목별 세부 가격을 공개토록 하는 지침도 마련, 시행할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에 결혼 관련 품목 및 서비스 가격 현황을 시범 제공하는 플랫폼도 구축하기로 했다.


결혼 준비 대행서비스 계약 표준 약관도 내년 1분기까지 제정한다. 정부는 이 약관에 패키지 서비스의 세부 가격, 업체별 환불 및 위약금 규정 등을 상세히 설명·교부토록 규정하고 계약서에 명시하지 않은 추가 비용 요구 제한, 플래너 교체 시 통지 등 의무 조항을 신설할 계획이다. 이후 정부는 가격 공개 및 표준 약관을 적용한 업체 현황을 공개할 방침이다.


신속한 피해 구제를 위해 소비자단체와 주요 결혼식장 및 결혼 준비 대행업체 간 핫라인도 내년 1월부터 운영한다. 결혼서비스 사업자가 폐업할 경우 계약금 환급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보증보험 가입을 제도화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한편 정부는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공공 예식공간 활용도도 높이겠다고 밝혔다. 공공 예식공간을 한 곳에서 검색해 예약할 수 있도록 통합서비스 제공을 강화하는 한편 민간 플랫폼과의 연계도 추진하는 식이다. 지역별 식장 꾸밈, 식음료 제공 업체 정보도 연말부터 제공한다. 기재부 측은 “결혼서비스 시장은 일회성 소비가 많아 시장의 자정 기능에 한계가 있었다”며 “시장 기능 회복을 지원하고 소비자 피해 예방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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