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이 '중동의 복병' 쿠웨이트를 꺾고 11회 연속 월드컵 진출을 향해 순항을 이어갔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5일(한국 시간) 쿠웨이트 쿠웨이트시티 자베르 알아흐마드 국제경기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5차전 쿠웨이트와의 경기에서 오세훈(마치다 젤비아)과 손흥민(토트넘), 배준호(스토크 시티)의 연속골에 힘입어 3대1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팔레스타인과 1차전(0대0)을 비긴 후 오만과 2차전(3대1), 요르단과 3차전(2대0), 이라크와 4차전(3대2)에 이어 4연승을 달린 한국은 승점 13(4승 1무)을 얻어 B조 선두 자리를 유지했다.
패배한 쿠웨이트(승점 3·3무 2패)는 B조 5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날 경기에서 4-2-3-1 포메이션을 꺼내 든 홍 감독은 원톱 자리에 오세훈을 배치하고 좌우 측면 공격수로 손흥민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을 선발 출전시켰다.
홍 감독은 이재성(마인츠)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해 볼 배급을 맡겼다.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는 황인범(페예노르트)과 박용우(알아인)가 배치됐고 포백은 이명재(울산)-김민재(바이에른 뮌헨)-조유민(샤르자)-설영우(즈베즈다)가 맡았다. 골키퍼 장갑은 조현우(울산)가 꼈다.
이날 한국은 전반 초반 오세훈의 벼락 같은 헤딩골로 기선을 제압했다. 전반 10분 황인범이 올린 얼리 크로스를 오세훈이 달려 들어 그림 같은 헤딩 골로 연결했다.
선제골 이후에도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은 한국은 전반 19분 손흥민이 페널티킥 추가골을 넣어 점수 차를 벌렸다. 손흥민은 자신이 만들어낸 페널티킥을 침착하게 차 넣어 팀의 두 번째 골을 완성했다. 이 골로 A매치 129경기에서 50골을 넣은 손흥민은 황선홍(50골)과 함께 역대 A매치 통산 득점 2위에 올랐다. 1위는 차범근 전 수원 삼성 감독의 58골이다.
손흥민은 전반 27분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환상적인 감아차기 슈팅으로 팀의 세 번째 골을 노렸으나 아쉽게 골문 밖으로 벗어나며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공격을 이어가던 한국은 전반 40분 결정적인 골 찬스를 맞이했다. 쿠웨이트의 왼쪽 측면을 공략한 황인범이 크로스를 올렸고 문전에 있던 이재성이 헤딩 슈팅을 시도했지만 안타깝게 골대를 맞고 말았다.
전반을 두 골 차로 앞선 채 마무리한 한국은 후반 시작과 함께 또 다시 쿠웨이트에 맹공을 퍼부었다.
후반 1분 왼쪽에서 이재성이 올린 크로스를 쇄도하던 이강인이 발을 뻗어 슈팅을 날렸지만 아쉽게 골문을 벗어나고 말았다.
한국은 후반 15분 쿠웨이트의 역습에 만회골을 허용했다. 쿠웨이트의 유세프 마제드가 한국의 왼쪽 측면을 돌파한 후 크로스를 올렸고 모하메드 다함이 이를 받아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한국은 후반 18분 교체 카드를 사용해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출전 시간 관리가 필요한 손흥민을 대신해 배준호를, 이명재를 대신해 이태석(포항)이 그라운드를 밟았다. 2002 한·일월드컵 4강 멤버 이을용의 아들인 이태석은 국가대표팀에 처음 발탁된 데 이어 이날 교체 투입으로 A매치 데뷔전까지 갖게 됐다.
교체 투입 효과는 오래지 않아 발휘됐다. 후반 29분 황인범의 송곳 같은 스루 패스를 받은 배준호가 왼쪽 측면을 돌파해 상대 수비를 제친 뒤 오른발 슈팅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는 세 번째 골을 뽑아냈다.
한국은 오현규(헹크), 이현주(하노버 96), 백승호(버밍엄 시티) 등 ‘젊은 피’를 투입하며 추가골을 노렸지만 더 이상 골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적지에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둔 한국은 요르단 암만으로 이동해 19일 오후 11시 팔레스타인과 3차 예선 6차전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