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강력한 지지자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차기 행정부에 합류하면서 미중 우주개발 경쟁이 더욱 가열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3일(현지 시간) 미국 우주개발 업체 스페이스X를 이끌고 있는 머스크 CEO가 트럼프 2기 정부에서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지명된 점을 짚으며 “머스크의 존재감으로 미국 우주 프로그램이 가속화할 경우 미국과 중국 간 우주개발 경쟁이 더욱 치열해져 중국의 ‘우주 굴기’가 시험대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머스크 CEO는 트럼프 당선인의 백악관 복귀를 도운 일등 공신으로 꼽힌다.

트럼프 당선인은 첫 임기 당시에도 우주 개발에 큰 관심을 뒀다. 그는 2017년에는 1993년 해체됐던 국가우주위원회를 부활시켰고 2019년에는 미국의 5군인 육군·해군·공군·해병대·해안경비대에 이어 여섯 번째로 우주군을 창설했다. 머스크 CEO의 스페이스X가 개발하는 대형 우주 탐사선 스타십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의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 임무에 사용될 예정이다. 쑹중핑 중국 군사 전문가는 “머스크는 트럼프 당선인을 도와 나사의 경영 구조를 개편하거나 스페이스X를 활용해 보잉 등 다른 항공우주 기업들을 ‘최적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이런 움직임은 민간 및 군사 양면에서 미국의 우주 개발을 촉진할 것”이라고 봤다. 그는 이어 “머스크의 트럼프 팀 합류는 미국 항공우주 개발의 미래에 상당한 힘이 될 것”이라며 “머스크와 같은 강력한 경쟁자는 중국의 우주 개발에 거대한 시험과 같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미국의 우주 패권에 맞서 2027년 달에 무인 기지를 건설하고 2030년까지는 유인 우주선을 보낸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중국은 앞선 6월 우주탐사선 ‘창어(달의 여신 항아) 6호’를 통해 인류 최초로 달 뒷면 토양 샘플 채취에 성공하는 등 달 탐사 분야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중국은 독자적으로 개발한 우주정거장 ‘톈궁(하늘의 궁전)’을 2022년 완공한 후 6개월을 주기로 꾸준히 비행사들을 실어나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중 간 우주 경쟁 심화가 중국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협력을 도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베이징 소재 싱크탱크 그랜드뷰의 주쥔웨이 미국 연구책임자는 자원 고갈을 우려하며 “우주에서 중국은 글로벌 우주 개발의 역학 관계를 면밀히 추적하는 한편으로 전략적 초점을 유지하고, 자기 할 일을 잘하며, 마련된 계획에 따라 꾸준히 발전해 나갈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특히 “우주의 군사화에 계속 반대해야 한다”며 “중국은 기회나 적절한 프로젝트가 있는 한 우주 분야에서 미국과 협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