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서두를 필요 없다"…12월 기준금리 동결하나

PPI 2.4%로 오름폭 커졌지만
고용·물가 등 경제 호조 판단
인하 확률 83%→61% 낮아져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4일(현지 시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지역상공회의소 행사에서 대담 중 질문에 답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당장은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수 있는 선택지를 열어둔 발언으로 읽힌다.


파월 의장은 14일(현지 시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비즈니스리더 행사에서 “현재 경제 상황을 보면 우리가 금리 인하를 서둘러야 한다는 어떤 신호도 나오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노동시장이 심각하게 악화되면 금리를 빨리 내려야 하겠지만 지금은 그런 상황이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외려 연준이 금리를 급하게 내리다가 중립금리를 지나치지 않도록 천천히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립금리는 물가를 올리지도 내리지도 않는 적정 수준의 금리를 일컫는다. 파월 의장은 “중립의 수준을 찾는 올바른 방법은 신중하게 인내심을 갖는 것”이라며 “너무 빨리 움직이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파월 의장의 이 같은 발언은 미국 10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보다 상승 폭을 키우며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드는 가운데 나왔다. 이날 발표된 10월 PPI는 전년 대비 2.4% 올라 전월 상승률(1.8%)을 크게 넘어섰다. 시장 전망치 2.3%도 웃돌았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PI도 전월 2.8%에서 3.1%로 오름폭이 커졌으며 예상치(3.0%)를 상회했다.


금융 시장은 파월 의장의 발언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기준금리 전망을 반영하는 미국 2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이날 전 거래일보다 6.6bp(1bp=0.01%포인트) 상승한 4.36%에 마감했다. 10년물과 30년물 등 장기 국채금리가 각각 2.5bp, 5.1bp 하락한 것과는 반대 방향이다.


12월 금리 인하 전망도 줄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12월 기준금리가 4.25~4.5%로 0.25%포인트 인하될 확률은 전날 82.5%에서 이날 60.8%로 20%포인트 이상 감소했다. 반면 현재 수준에서 동결될 확률은 같은 기간 17.5%에서 39.2%로 뛰어올랐다. 네이션와이드의 이코노미스트인 오렌 클라치킨은 “경제가 견조해 2% 목표로 가는 인플레이션의 여정은 연준이 원하는 것보다 더 오래 걸릴 수 있다”며 “연준은 더 느린 속도로 정책을 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파월 의장은 이날 연설에서 “많은 연구를 보면 중앙은행이 정부의 다른 부분으로부터 독립돼 있을 때 인플레이션에 더 잘 대처한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이는 매우 의미 있다”며 연준의 독립성을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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