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기업인 대만 TSMC가 다음 달 초 열기로 했던 미국 공장 완공식을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반도체 정책 관련 불확실성이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15일(현지 시간) 중국시보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TSMC는 다음 달 초로 예정됐던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 1공장(P1)의 완공식 취소를 초청 인사들에게 통보했다. 완공식은 원래 12월 6일로 예정돼 있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트럼프 당선인, 케이티 홉스 주지사와 함께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리사 수 AMD CEO 등 업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할 예정이었다.
소식통들은 TSMC의 일정 취소 결정 배경에 트럼프 당선과 이에 따른 불확실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정부는 2022년 제정된 반도체지원법(칩스법)에 따라 TSMC에 공장 설립 보조금과 저리 대출 등 총 116억 달러(약 16조 원)의 지원을 약속했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기간 중 “반도체법은 정말 나쁘다”며 높은 관세를 통해 외국 기업의 투자를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해 보조금 축소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에 TSMC가 트럼프 당선인이 내년 1월 공식 취임한 뒤 정책의 윤곽이 드러나면 그때 완공식을 개최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소식통은 피닉스 공장 채용 과정에서 아시아계 직원을 선호해 차별 대우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전·현직 직원들의 집단소송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측했다. 이와 관련해 TSMC는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TSMC는 당초 다음 달 초 애리조나 피닉스의 21팹(fab·반도체 생산공장)의 P1 공장 완공식을 거행한 후 TSMC 4㎚(나노미터·10억분의 1m) 기술을 채택한 12인치(305㎜) 웨이퍼의 정식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양산 예상 시점은 내년 1분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