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받았다. 이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될 경우 이 대표는 의원직을 잃고 향후 10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돼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 민주당도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보전받은 대선 비용 약 434억 원을 반납해야 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한성진 부장판사)는 15일 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에게 “범죄가 상당히 무겁다”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 대표는 위증교사 혐의와 관련한 1심 선고 공판(이달 25일)을 앞두고 있다. 대북 송금 의혹, 대장동·성남FC 의혹 사건에 대한 재판도 진행 중이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가볍지 않은 것으로 드러남으로써 이 대표의 대권 도전과 민주당의 운명은 중대한 기로에 놓였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 재직 시절에 추진한 백현동 개발에 대해 특혜 의혹이 일자 2021년 10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국토교통부의 협박 때문에 부지 용도를 변경했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아울러 대장동 개발 사업 담당자였던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이 2021년 12월 스스로 목숨을 끊자 이 대표는 이튿날 방송 인터뷰에서 “시장 재직 때는 (김 전 처장을) 몰랐고요”라고 말해 논란을 샀다. 1심 재판부는 ‘국토부의 협박이 있었다’는 이 대표의 발언이 민의를 왜곡·훼손시킬 수 있는 허위사실 공표라고 보고 유죄판결을 내렸다. 이 대표가 김 전 처장을 몰랐다는 발언에 대해서는 허위사실은 인정하되 ‘허위사실 공표’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해외 출장 기간 중 김 전 처장과 골프를 치지 않았다’고 발언한 부분은 허위 사실로 유죄가 인정됐다.
이 대표는 선고 직후 “기본적인 사실 인정부터 도저히 수긍하기 어려운 결론”이라며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다수의 법조계 전문가들은 이날 법원 주변에 민주당 지지자들이 수천 명 몰렸음에도 1심 재판부가 법리와 증거에 따라 공정한 판결을 내렸다고 평가했다. 이 대표와 민주당은 사법부 압박 등 당력을 총동원한 ‘방탄’ 시도가 효과를 거두지 못했음을 깨닫고 법치 존중 차원에서 판결에 승복해야 한다. 사법 리스크 방탄을 위한 탄핵몰이와 재판부 겁박도 멈춰야 할 것이다. 특히 경제·안보 복합위기를 맞고 있으므로 거대 야당이 경제·민생 살리기를 위해 협치에 나서야 할 때다. 법원은 이 대표 관련 재판들을 법리에 따라 공정하고 신속하게 진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