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내년 방한이 확실시된다. 윤석열 대통령과 시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이 2년만에 개최된 데 이어 내년과 내후년에도 사실상 정상회담 개최를 확정하는 등 한중관계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본격적인 훈풍을 타고 있다. 2025년 한국에 이어 2026년에는 중국에서 APEC 정상회의를 개최하며 한중 양국이 협력할 수 있는 공간을 크게 열었다는 평가다.
윤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한중 정상회담을 마치고 시 주석의 방한을 초청했고 시 주석은 윤 대통령의 방중을 초청했다. 이에 따라 내년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 주석이 방한할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이 내년 방한하게 되면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4년 7월 이후 11년 만이다. 게다가 2026년 APEC 정상회의가 중국에서 열리는 만큼 한중 양국이 협력할 부분은 더 늘어난다. 대통령실은 “2025년 의장국인 한국은 전 의장국 페루, 차기 의장국 중국과 트로이카 체제를 구성해 APEC 성과 도출을 위한 협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의 한국인 비자면제, 공석이던 주한 중국 대사 임명에 이어 2년 만에 정상회담까지 개최하면서 한중 관계 개선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한중 FTA 서비스 투자 협상을 가속화 해서 조기에 결실을 거둔다는 데 시 주석도 동의했고, 윤 대통령도 긍정적 진전을 보기를 희망했다”고 밝혔다. 내년은 한중 FTA 발효 10주년이다. 윤 대통령은 한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 환경 속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잘 살펴 달라”고 요청했다. 시 주석도 “중국은 대외 개방을 확고하게 확대할 것”이라면서 “더 많은 한국 기업이 중국에 투자하고 사업을 시작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다만 이번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이 북러 군사 협력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 협력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고, 역내 중요한 당사자로서 중국의 건설적이고 책임있는 역할을 윤 대통령이 강조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 앞에 함께 주어진 역내 문제이기 때문에 앞으로 중국과의 소통을 통해 협력할 수 있는 대목이 무엇이 있는지 살펴나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양국 정상은 지난해 APEC 때는 인사만 나누는 조우에 그쳤다. 이번 회담은 29분간 진행됐는데, 넉넉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방안을 논의했다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을 앞두고 한미·미중관계 모두 격변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한중관계를 다지기 위한 의도가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