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트랙터가 밭갈고 로봇이 사과 나르고 “작업 효율성 쑥”

■대동 '미래농업 데이' 가보니
트랙터, 사람 나타나면 멈춰서
로봇은 리프트·덤프 기능 갖춰
대동, AI기반 정밀농업 본격화

대동의 ‘무인 온디바이스 AI 트랙터’가 13일 전북 김제의 한 농장에서 운전자 없이 스스로 땅을 갈고 있다. .노현섭 기자

대동의 ‘무인 온디바이스 AI 트랙터’가 13일 전북 김제의 한 농장에서 땅을 갈고 있다. .노현섭 기자

운전석 지붕에 카메라 6대와 센서가 장착된 142마력의 중형 트랙터가 전북 김제의 한 농장에 들어섰다. 로터리(땅을 고르는 작업기)를 장착한 트랙터는 흐트러짐 없이 밭을 갈기 시작했다. 밭 끝에 도착한 트랙터는 선회를 한 뒤 작업을 마친 지점 바로 옆에서 다시 작업을 시작했다. 갑자기 사람이 앞을 막아서자 육중한 트랙터는 부드럽게 멈춰 섰고 사람이 지나가자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밭을 갈기 시작했다. 숙련된 농업인이 모는 듯 능숙하게 작업을 이어가던 이 트랙터의 운전석은 텅 비어 있었다.



대동의 ‘무인 온디바이스 AI 트랙터’가 13일 전북 김제의 한 농장에서 땅을 갈던 중 사람이 나타나자 제자리에 멈춰서 있다. 노현섭 기자

대동(000490)은 13일 김제시에서 국내 농업의 인공지능(AI) 대전환’을 목표로 개발중인 AI 기반의 미래농업 기술을 공개하는 ‘2024 미래농업 데이’를 진행했다.


가장 먼저 선보인 무인 농작업 트랙터는 업계 최초로 선보이는 ‘온디바이스 AI 트랙터’다. 지난해 대동이 당진에서 선보인 자율작업 3단계 기능을 갖춘 트랙터가 위치 파악 시스템(GPS)를 이용해 미리 지점을 지정해 주면 그에 따라 자율 작업을 수행했다면 이날 선보인 트랙터는 비전 센서와 AI 기능을 통해 스스로 인식해 작업을 할 수 있다. 한 마디로 AI라는 두뇌와 비전 센서라는 눈이 생긴 것이다. 박화범 대동 AI기술개발팀장은 “부착된 카메라 센서가 농로·농지 경계선, 장애물 등 외부환경을 스스로 인식해 객체 식별 정확도가 높다”며 “2500시간 이상의 농경지 주행과, 300만장 이상의 농업 환경 이미지를 학습시켜 높은 작업 효율성과 정교한 작업이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 김제의 한 농장에서 작업자가 수확한 사과를 트럭에 옮기기 위해 ‘자율주행 운반로봇’의 리프트 기능을 사용하고 있다. 노현섭 기



전북 김제의 한 농장에서 ‘자율주행 운반로봇’이 작업자를 따라 가고 있다. 노현섭 기자

이날 대동은 과수원에서 내년 1분기 출시 예정인 ‘자율주행 운반로봇’도 시연 했다.


최대 300㎏까지 실을 수 있는 자율주행 운반로봇은 작업자와 일정거리를 유지하며 자율 추종을 하다 장애물 감지 시 정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전방카메라를 통해 사람의 형상, 착용한 조끼의 색상, 조끼에 있는 문양 등을 확인한 뒤 자율주행제어기에 이 정보를 받아 기존에 학습시킨 데이터와 일치하면 로봇에게 지시를 내려 작동을 하게 하는 원리다. 또 유선(와이어)을 통한 수동 조작도 가능하고 리프트와 덤프 기능도 갖췄다. 체험단으로 운반로봇을 사용해 본 이은주(48세)씨는 “기존 내연 기관 운반기와 비교해 매연이 없고 저소음이라 작업 피로도가 낮고, 반복 작업도 최소화라 효율성이 높아졌다”며 “로봇 한 대가 3명의 몫을 하는 농업용 지능형 로봇은 인력난에 시달리는 농촌에 필수”라고 말했다.



전북 김제의 한 농장에서 작업자가 수확한 사과를 ‘자율주행 운반로봇’에 옮기고 있다. 노현섭 기자

대동은 내년 정밀농업을 본격 사업화해 2029년까지 3만6500개의 농가를 확보해 1조 원 규모의 경제 효과를 낸다는 계획이다. 정밀농업은 토양 분석과 드론 등을 활용해 수집한 농업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물별 생육 상태에 맞춰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마트 파밍 기술을 담은 서비스다. 대동은 올해 1월 한국들녘경영체중앙연합회와 업무협약(MOU)를 맺고 쌀 또는 논콩을 재배하는 12개 농가에 이 솔루션을 제공했다. 이들 농가는 비료량이 7% 감소했고, 쌀 수확량은 6.9% 증가했다.


원유현 대동 대표는 “대동의 농업 AI 기술은 국내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는 주요 문제들의 해결책이 되도록 농업 AI 투자를 강화해 미래농업 시대를 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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