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파식적] PJM 전력시장


최근 미국 펜실베이니아 등 5개 주의 주지사들은 미국 최대의 전력 도매시장 운영 기관인 ‘PJM(펜실베이니아-뉴저지-메릴랜드) 인터커넥션’에 대해 전력 가격 책정 방식을 개선하라는 요구 서한을 보냈다. 전력 경매에 참여하는 발전소 수를 늘려 가격 결정에 사용하는 가용 공급량을 확대하는 등의 조치를 통해 전기요금 인상 압력을 낮추라는 것이다. PJM은 권역별 전력·송전 기업의 연합체로 미국 13개 주와 워싱턴DC에 전기를 공급한다. 매년 한 차례 경매를 통해 향후 필요한 발전소 전력 용량을 확보한 뒤 이를 전기요금에 반영한다.


올 8월 PJM은 2025년 6월~2026년 5월의 전력 가격을 결정하는 경매를 실시했다. 발전 설비 용량 가격은 1메가와트(㎿)당 269.9달러로 1년 전보다 9배 이상으로 급등했다. 소비자들의 전기요금은 평균 20%, 월 40~50달러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경매 가격이 치솟은 것은 발전기 2기의 운전 정지로 전력 공급이 줄어든 데다 세계 최대 규모의 데이터센터가 밀집한 탓에 전력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데이터센터는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린다. 투자은행인 웰스파고에 따르면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인한 미국의 전력 수요는 2030년 652테라와트시(TWh)로 2023년 3TWh보다 217배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데이터센터를 설립하려면 신규 송전망 건설 등이 필요해 전력 생산 비용이 증가한다는 점이다. 이는 고스란히 소상공인과 일반 가정의 전기요금 인상으로 전가되고 있다. 유권자들은 “빅테크 때문에 추운 겨울 난방비를 감당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조지아·사우스캐롤라이나 등 일부 주는 데이터센터에 주던 세금 감면이나 전력 요금 할인 등의 인센티브를 잠정 중단하거나 재검토하고 있다. 전력 대란 현상이 AI 혁명의 최대 걸림돌 중 하나로 등장한 셈이다. 우리도 글로벌 기술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원전 생태계 정상화 등 다각도의 전력 위기 극복 대책을 촘촘히 정비해야 한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