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외모 개선과 자신감 향상을 위해 눈동자 색을 바꾸는 수술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알려졌다.

17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뉴저지주의 부동산 중개인 제이슨 히메네즈(39)는 지난달 각막색소침착술을 받았다.

히미네즈의 담당의사 알렉산더 모브쇼비치는 레이저로 각막 바깥층에 도넛 모양 터널을 만들고 색소를 주입했다. 약 30분 만에 끝난 이 시술로 히메네즈의 갈색 눈동자는 밝은 회색으로 바뀌었다. 히메네즈는 "사람들이 치아 교정과 임플란트, 보톡스를 하듯이 자신을 더 행복하고 나아 보이게 만드는 것이라면 왜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러시아 출신 안과의사 모브쇼비치는 미국에서 미용 목적으로 이 수술을 집도한 첫 의사다. 2019년 맨해튼에 병원을 차린 그는 개원 첫해 15명을 수술했으며 올해는 약 400명의 환자를 예상하고 있다. 수술 후에는 원래의 눈동자 색으로 돌아갈 수 없으며 비용은 1만2천달러(약 1천670만 원)로 보험 적용은 되지 않는다.

각막색소침착술은 원래 감염이나 외상으로 인한 각막·홍채 손상 환자 치료용으로 개발됐다. 2010년대 들어 유럽에서 미용 목적으로 실험적 수술이 시작됐지만 의료계에서는 건강한 눈을 가진 사람들의 수술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전문가들은 “각막 질환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시술에 따른 위험보다 이점이 클 수 있지만 건강한 사람들에게는 그렇게 볼 만한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우려한다.

2021년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미용 목적으로 수술받은 40명 중 12명이 일시적 광민감증을 겪었고 5명은 색소 희미화나 변색을 경험했다. 과거 라식 수술을 받은 한 환자는 각막이 얇아지고 불룩해지는 현상을 보였다.

미국안과학회는 지난 1월 미용 목적의 각막색소침착술이 시력 상실이나 광과민성, 박테리아나 진균 감염 등의 합병증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학회는 눈동자를 밝게 하는 가장 안전한 방법으로 의사 처방 콘택트렌즈 착용을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