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생산력과 품질 중심으로 평가되던 산업 경쟁력이 이제는 환경 보호와 사회적 책임, 투명한 경영체계 등 ESG 활동이 핵심 요건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ESG를 통해 환경보호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글로벌 파트너사의 신뢰를 높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18일 한국ESG기준원에 따르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중 A+와 A등급을 획득한 곳은 지난해보다 5곳 늘어난 17곳이다. SK케미칼, 동아쏘시오홀딩스(000640), HK이노엔(195940) 등 3개사가 ESG 통합 A+ 등급에 포함됐다. 동아쏘시오홀딩스와 HK이노엔은 올해 처음으로 A+ 등급에 이름을 올렸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환경경영시스템 ISO 14001 인증을 획득하며 환경경영체계를 구축했다. 지배구조 부문에서는 주주환원정책을 수립하며 ESG위원회를 설립했다.
HK이노엔은 지배구조 부문에서 탄소중립 로드맵 이행 등 ESG 성과를 전체 경영진의 핵심성과지표(KPI)와 연계해 경영진 중심의 책임경영 체계를 강화했다. 사회 부문에서는 지역사회공헌 인정제 신규 인정기관, 나눔명문기업 등에 선정돼 지역사회 상생과 사회공헌 활동에 대한 공로를 인정 받았다. 공급망 관리 체계를 구축해 공급망 리스크 관리를 고도화하고 협력업체에 ESG 교육을 실시하고 관련 이슈를 공유하는 등 협력업체 지원사업을 강화했다.
환경 부문에서는 탄소중립 로드맵을 수립하고 직간접적인 온실가스 배출뿐만 아니라 공급망 전반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파악했다. 곽달원 HK이노엔 대표는 “앞으로도 ESG 가치 경영을 최우선 과제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기 위해 전사적 역량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SK케미칼은 투명한 이사회 경영을 위한 지속적인 지배구조 선진화 노력이 지배구조 부문 평가점수 상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올해는 이사회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했다. 또 과학기반감축목표이니셔티브(SBTi)’ 에서 2032년 단기 온실가스 감축 목표 승인을 획득하고 글로벌 가이드라인을 기반으로 협력사, 지역사회를 대상으로 인권 경영 수준을 진단하는 한편 개선과제를 도출한 점이 평가에 긍정적으로 반영됐다.
ESG 통합 A 등급에는 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팜, 녹십자홀딩스(005250)(GC), 동아에스티, 보령,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유한양행, 일동제약, 종근당, 종근당홀딩스 등 총 14개사가 이름을 올렸다. 녹십자홀딩스, 일동제약, 종근당, 종근당홀딩스는 지난해 B+ 등급에서 한계단 상승했다. 지난해 B등급으로 평가됐던 셀트리온, 휴온스는 1년 만에 두계단 상승했다. 녹십자홀딩스는 사회부문에서 인권경영 및 안전보건경영 실행, 환경부문에서는 탄소중립 중장기 목표 수립 및 온실가스·폐기물 배출 감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미국·유럽 등 해외 진출 중요성이 커지면서 ESG 등급을 확보하는 기업도 늘어나는 추세다. 유럽연합(EU)의 ‘탄소 국경세’나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윤리기준 강화 등은 ESG 경영이 필수 요소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업계 한 관계자는 “ESG 등급을 충족하지 못하면 해외 제약사와 파트너십이 불가능한 경우가 있다”며 “글로벌 기준에 맞춰 해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라도 ESG 활동을 전략적으로 이어가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