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내년도 예산 심의에서 인공지능(AI) 반도체 인프라 확충 등 AI 분야 투자 지원 증액에 나선다. 여당은 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방탄을 목적으로 한 (야당의) 일방통행식 삭감 예산은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당 차원에서는 재정준칙 법제화에 힘을 쏟기로 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2025년 예산안 심사 방향’을 발표했다. 김 의장은 “민생 중심, 미래 중심, 약자 보호 강화를 심사의 3대 축으로 삼고 7개 분야 34개 주요 민생 사업의 예산 증액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미래 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반도체 클러스터 등 첨단전략산업 특화 단지 기반 시설에 지원을 늘릴 방침이다.
딥페이크 등 디지털 성범죄, 투자 리딩방 및 피싱 등 악성 사기, 마약, 사이버 도박 등 4대 민생 침해 범죄 척결 사업 예산도 증액하기로 했다. 아울러 김 의장은 민주당이 상임위원회 예산안 예비 심사에서 검찰의 특수활동비를 대폭 삭감한 것을 ‘보복성 삭감’이라고 비판하며 “정부안대로 되돌려놓겠다”고 했다.
한동훈 대표는 재정 건전성을 위한 재정준칙 법제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나랏돈을 잘 써야 한다”며 “인색하게 안 쓰겠다는 얘기가 아니라 제대로 잘 쓰자는 것이 재정준칙 법제화의 진짜 의미”라고 강조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정부효율부 수장을 맡은 것을 언급하면서는 “세계 최강 경제라는 미국조차도 최근 재정 효율화와 재정 개혁에 나섰다”면서 “저희도 그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재정준칙에 대해 “민주당 정부에서도 추진했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좌초됐다”며 “이번 국회에서는 재정준칙 법제화를 국민의힘이 앞장서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단언했다. 재정준칙은 관리재정수지 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3% 이내로 제한하는 것이 핵심으로 박대출·박덕흠 국민의힘 의원 등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심사를 앞둔 상태다.
한편 여야는 22일까지 국회 몫 헌법재판관 추천 절차를 마무리하고 다음 달 2일과 10일 본회의를 열기로 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우원식 국회의장과 회동한 후 이 같은 합의 사항을 전했다. 또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여야 간사는 4조 8000억 원 규모의 내년도 정부 예비비 중 최종적으로 3000억 원만 감액하기로 합의했으나 야당 일부 위원이 반발해 기재위 전체회의에서 의결을 하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