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북 밀착을 과시하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 대표단을 환대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김 위원장은 양국의 교류와 협조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러북 경제과학협조위원회 참석 차 방북한 알렉산드르 코즐로프 천연자원부 장관을 접견했다고 19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전날 평양 노동당 청사에서 코즐로프 장관과 만나 러북 신조약 체결 후 각 분야에서 연대와 협력이 더 긴밀해지고 확대·심화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조로(북러) 친선 협조 관계가 새로운 전략적 높이에 올라선 데 맞게 정부 간 무역경제·과학기술 교류와 협조를 더욱 폭넓게 촉진시켜 두 나라의 발전을 강력히 추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김 위원장이 코즐로프 장관을 맞아 악수와 대화를 나누고 청사 바깥까지 배웅하는 듯한 사진을 여러 장 공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달 4일 모스크바에서 최선희 외무상을 면담했을 때처럼 김 위원장이 코즐로프 장관을 각별히 환대한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러시아 대표단 환영 만찬에서 코즐로프 장관은 “강대한 두 국가가 공존하는 훌륭한 본보기”라며 “최전성기를 맞이한 러북 친선 관계의 확대 발전에 이바지하겠다”고 화답했다.
지금까지 양국 경제과학협조위원회는 11번 개최됐으며 북한에서 7번 열렸는데 북한 최고지도자가 러시아 대표단을 접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양국 밀착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고 추측했다.
러시아 총참모부 군사아카데미 대표단도 전날 평양에 도착했다. 북한 매체는 이들의 방북 목적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양국 군사교육 기관 간 교류와 협력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 당국자는 “양자 간 군사 교류 동향을 엄중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노동당 평양시위원회 대표단은 이날 러시아로 출발했는데 북한의 러시아 파병 이후 양측의 교류가 눈에 띄게 활발해지는 모습이다.
한편 북한은 최근 한국과 미국·일본이 페루에서 정상회의를 열고 3국 협력사무소 등 협력을 제도화한 데 대해 발끈하며 “미일한이 요란스레 떠든 ‘3자 협력 시대’는 ‘3자 멸망 시대’로 뒤바뀌고 있다”고 비방했다. 북한은 “한 명은 이미 수상 자리에서 밀려났고 또 한 명은 곧 대통령직을 내놓게 되어 있으며 다른 한 명은 탄핵 위기에 처해 있다”고 거론했다. 3국 정상이 각각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지적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