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과세유예 미정인데…정부, 국세청 관련예산 '반토막'

2년 유예 전제로 42.7% 깎아
기재위 "과세땐 25억 더 필요"

연합뉴스

정치권이 가상자산 소득 과세 유예에 대한 방침을 정하지 못한 가운데 정부가 내년도 국세청의 관련 인프라 예산을 40% 넘게 삭감했다.


1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 국세청 가상자산 통합 분석 시스템 예산안을 1억 4800만 원으로 편성했다. 이 사업은 가상자산 소득 과세 시 관련 시스템의 고도화 및 안정적인 운영을 뒷받침하기 위한 것으로 올해(3억 4700만 원)보다 42.7% 깎였다.


예산 감액은 가상자산 소득 과세가 2년 유예된다는 전제 아래 나온 것이다. 하지만 현재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과세 유예에 대해 수용 불가 입장이다. 향후 추가 논의 과정에서 과세가 미뤄질 수 있지만 예산 삭감이 섣부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금융투자소득세는 폐지하기로 했지만) 가상자산은 주식과 다르게 봐야 한다”며 “예정대로 시행해야 한다는 것이 당의 기본적인 입장”이라고 말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가상자산 과세가 유예되지 않을 경우 당장 내년에 25억 3000만 원의 예산이 더 필요할 것으로 추산했다.


정부의 가상자산 과세 준비가 안이하다는 말도 나온다. 기재부는 2020년 가상자산 소득에 대한 과세를 2022년부터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가 과세 절차 논의 및 인프라 미비를 이유로 두 차례 미룬 바 있다. 국회 기재위 관계자는 “과거 두 차례의 과세 유예 논의 당시 인프라 미구축이 중요한 이유로 제시됐다는 점에서 과세 시행에 대비한 시스템·프로그램은 제도 시행이 유예되더라도 미리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가상자산 과세 유예가 전격적으로 이뤄질 수도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과세 유예를 원한다면서 관련 예산을 편성하면 앞뒤가 안 맞는 측면이 있지만 최악의 상황을 대비한 방안은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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