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순 한 차례 인력 감축을 단행했던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이 반년도 안 돼 또다시 조직 슬림화에 나선다. 전기차 수요 둔화의 여파가 이어지는 가운데 팔아도 손해를 보는 적자 구조를 탈출하고자 뼈를 깎는 체질 개선에 돌입한 것이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2기 출범으로 미국 내 전기차 보조금 정책이 폐지될 가능성이 커진 만큼 선제적인 비용 절감의 필요성도 높아졌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LG마그나는 최근 조직 내 인력 감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사업 조직별로 감축 할당 목표도 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LG마그나는 구동 모터, 충전기, 인버터 등 제품별로 조직이 나뉘어 있다. LG마그나 관계자는 “조직별로 다르겠지만 많게는 20~30%까지 줄이는 조직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LG마그나가 인력 감축에 나선 것은 6월에 이어 올해 두 번째다. 당시 감축 대상자들은 LG 계열사로 전환 배치가 결정됐고 최근에야 배치가 마무리됐다. LG전자(066570) 관계자는 “LG마그나의 인력 감축과 관련해서는 현재 다양한 방안이 검토되고 있지만 정확한 안은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고 답했다.
LG전자는 다양한 전장 부품 사업을 하고 있는데 그중 전기차 구동 모터, 배터리의 직류전기를 교류전기로 변환하는 인버터 등을 생산하는 LG마그나는 전기차 수요 둔화 영향의 직격탄을 받았다. LG전자의 전장 자회사 ZKW가 맡고 있는 전장용 조명이나 VS사업본부가 생산하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등 LG전자의 여타 전장 사업이 내연차로 영역을 넓혀가는 반면 구동 모터 등은 전기차 밖으로의 확장성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상승세를 그리던 LG마그나의 매출은 올 들어 줄었다. LG마그나 본사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매출이 4995억 원이었는데 올해 상반기에는 2274억 원으로 감소했다. 회사 설립 이후 반기 기준으로 역대 최저치다.
더 큰 문제는 수익성이다. 주춤했던 매출에도 수주 잔고는 꾸준히 높아지는 등 외형 성장은 이어갔지만 일부 제품은 수익성이 적어 내부에서는 팔수록 손해라는 푸념까지 나오고 있다. 최근 LG마그나가 현대차그룹에 판로를 뚫은 EV9용 모터 제품의 경우도 이익 마진이 거의 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설립 이후 3년 만인 지난해 LG마그나 본사는 첫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올해 상반기 순손실 약 500억 원을 기록하면서 다시 적자 전환했다.
인력 감축은 트럼프 2기 집권에 대한 선제 대응과도 맞닿아 있다는 분석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선거 유세 당시 전기차 의무 확대 등 친환경 정책을 대폭 축소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쳐왔고 최근 트럼프 당선인의 인수위원회가 전기차 보조금을 폐지할 계획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트럼프 정책으로 미국 내 전기차 판매에 제동이 걸린다면 LG마그나의 매출 흐름에도 부정적 영향이 갈 가능성이 높다. LG마그나는 제너럴모터스(GM) 등 미국 전기차 생산 업체를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