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펀드 난립…공적자금 중복지원 막아야" [시그널]

■예산정책처 평가 보고서
방산·녹색인프라·글로벌리그 등
부처마다 경쟁적 신규 펀드 조성
"기존 운용사 역량 고려해 편성을"

연합뉴스.

정부 차원의 균형 있는 계획 없이 각 부처들이 경쟁적으로 정책펀드를 조성하고 나서면서 공적자금이 중복 지원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9일 국회예산정책처는 ‘중소기업모태펀드 등 정책펀드 종합평가’ 보고서를 통해 “기존 중소기업모태펀드 등의 투자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각 부처들이 새 펀드를 조성, 운용 기관을 별도 선정해 관리하려는 경향이 있다”면서 “여러 정책펀드 간 경쟁으로 민간 운용사들은 자금 확보가 쉬워지고 투자 대상이 중복되는 등 비효율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책펀드란 국가 정책적으로 중요하지만 시장 실패 가능성이 높은 분야에 정부 재정을 지분 투자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2005년 벤처 투자 재원 공급을 위해 중소기업모태펀드(중소벤처기업부)가 결성된 게 시초다. 이후 2010년 농림수산식품모태펀드(농림축산식품부), 2011년 산단환경개선펀드(산업통상자원부), 2018년 한국산업은행 정책펀드(금융위원회) 등이 조성됐다.


내년 정부 예산안에도 글로벌리그펀드(문화체육관광부), K-방산수출성장펀드(방위사업청), 녹색 인프라 해외수출 지원 펀드(환경부) 같은 새 정책펀드 조성이 계획돼 있다. 이에 전체 규모는 매년 커지는 추세다.


예정처는 “기존 중소기업모태펀드, 산업은행 정책펀드에서 운용할 수 있는 펀드는 별도의 새 펀드를 조성하기보다 기존 운용 기관의 역량·효율성 등을 고려해 예산을 편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책펀드는 민간 자금을 매칭하는 등 운용 과정이 복잡하고 운용 기간도 장기적이라는 점에서 제대로 된 성과 파악이 되지 않고 있다는 문제도 제기된다. 각 펀드 소관 부처가 외부 기관을 통해 펀드 성과를 평가하고 펀드가 청산되면 ‘국가재정법’에 기반한 국고 회수가 이뤄져야 한다는 얘기다.


예정처는 “외부 기관을 통해 일자리·매출액 증가 등 사회적 영향력에 대한 펀드 성과 평가를 하도록 사업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며 “소관 부처는 다음 해 회수 재원 추계 및 재투자 계획 등을 정기국회 개회 전까지 소관 상임위원회에 보고하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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