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영하?"…패션업계가 기다린 '대목' 왔다

기온 급강하에 블랙프라이데이 겹쳐
가을겨울 아우터 중심 반등 기대감

중부지방에 0도 안팎의 추위가 이어지는 19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두꺼운 옷차림을 한 채 걸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3분기까지 부진한 실적을 거뒀던 패션업계가 연말 대목을 앞두고 기온까지 급강하하며 반등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여성 패션플랫폼중 가장 먼저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를 열었던 29cm부터 호실적을 거뒀다. 앞서 ‘겨울 이굿위크’를 연중 최대 규모로 열었던 이달 4일부터 14일까지 거래액은 1000억원을 돌파했다. 판매액은 전년 같은 행사일 대비 47% 늘어난 수치다. 이 기간 총 방문객은 900만명을 넘겼다. 29cm 관계자는 “팬층이 두텁고 할인을 자주 하지 않는 여성 패션 브랜드들의 파격 혜택이 특히 호응을 얻었다”고 전했다.


예년보다 따뜻한 날씨에 구매를 미뤘던 소비자들이 대대적 세일이 시작되는 11월부터 본격적으로 방한용 상품을 찾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29cm에선 갑작스레 찾아온 영하권 추위에 11월 들어 14일까지 패딩·무스탕·코트 등 헤비 아우터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넘게 증가했다. 가을겨울(FW)시즌은 통상 매출 비중이 높아 패션업계가 사활을 거는 기간이다. 단가가 압도적으로 높은 아우터 상품들이 여기에 포함돼 있어서다.


기온이 본격적인 영하권에 접어들기 시작하면서 이런 구매 흐름이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W컨셉은 신세계그룹 연중 최대 행사 ‘쓱데이’에 이어 20일까지 ‘더블유위크’로 6000개 브랜드 800억원 규모 물량을 준비했다. 에이블리는 18일부터 내달 2일까지 두 차례에 걸쳐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를 연다. 지그재그도 같은 기간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를 열며 맞불을 놨다. 매년 여성 고객 비중이 늘고 있는 무신사도 오는 24일부터 ‘무진장 겨울 블랙프라이데이’를 예고했다.


패션 업계 관계자는 “예상보다 한파가 늦게 찾아왔지만 블랙프라이데이 등 대규모 할인 시즌에 맞춰 합리적인 가격으로 겨울을 미리 준비하려는 여성 고객들의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며 “연말 대목 행사가 패션 업계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권으로 내려간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한 시민이 핫팩을 들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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