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더 이상은 시간 낭비"… 어도어 떠난다

20일 사내이사직 사임
"주주간 계약 해지…하이브에 법적 책임 물으려"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 연합뉴스

하이브와 경영권 분쟁을 벌였던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가 사내이사직을 내려놓고 어도어를 떠난다.


20일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는 “저는 오늘 어도어 사내이사에서 사임한다”며 “하이브와 체결한 주주간 계약을 해지하고, 하이브에 주주간 계약 위반사항에 대한 법적인 책임을 물으려 한다”고 밝혔다.


민 전 대표는 “지난 4월 하이브의 불법 감사로 시작된 7개월여 넘게 지속되어 온 지옥 같은 하이브와의 분쟁 속에서도, 저는 지금까지 주주간 계약을 지키고 어도어를 4월 이전과 같이 제자리로 돌려놓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했다”며 “하이브는 지금까지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고 변할 기미도 전혀 없기에 더 이상의 노력은 시간 낭비라는 판단으로 결단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민 전 대표는 이어 “지난 7개월간 하이브의 심각한 주주간 계약 위반으로 인해 망가진 어도어를 회생시키고자 정신적, 경제적, 육체적으로 모든 것을 쏟아부어 온 힘을 다해 다투었다”며 “대기업이라는 허울을 쓴 집단의 무근거한 폭력으로 시작된 지옥 같은 싸움이었음에도 물러서지 않고 각고의 노력을 해왔다는 뜻”이라고 했다.


그는 또한 “하이브와 그 관련자들의 수많은 불법에 대하여 필요한 법적 조치를 하나하나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혀 법정 공방을 계속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민 전 대표는 “우여곡절 끝에 장장 7개월여가 지나서야 저의 내부고발이 명백한 사실에 근거한 정당한 고발이었음이 드러나는 한편 하이브의 추악한 거짓과 위선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라며 “사실 하이브는 처음부터 내부고발의 내용이 모두 진실임을, 또한 정당한 문제 제기임을 알았을 것”이라고 했다.


민 대표는 또한 “누군가는 제가 왜 이렇게까지 버틴 것인지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세상에 저 같은 사람이 존재하는 이유와 의미도 있을 것”이라며 “제가 향후 펼쳐나갈 새로운 K팝 여정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10월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민희진 전 대표가 어도어의 모회사 하이브를 상대로 낸 의결권 행사 등 가처분 신청을 각하했다. 이후 어도어는 이사회에서 민희진 전 대표의 대표이사 선임 관련 안건을 부결시켜 민 전 대표의 대표직 복귀는 끝내 좌절됐다. 민 전 대표의 대표직 복귀 무산 이후 어도어 소속 그룹 뉴진스는 지난 13일 어도어에 김민지, 하니 팜, 마쉬 다니엘, 강해린, 이혜인 등 본명으로 14일 이내에 전속계약의 중대한 위반 사항을 모두 시정할 것을 요구했고,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전속계약을 해지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민 전대표는 2019년 하이브 CBO(최고브랜드관리자)로 입사한 후 2021년부터 어도어 대표이사로 재직하며 뉴진스를 론칭해 크게 성공시켰다. 이 같은 성공에도 불구하고 지난 4월 하이브와의 경영권 갈등이 노출되면서 여러 소송전을 이어가고 있다. 민 전 대표는 최근 어도어 주식에 대한 260억원대 규모의 풋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겠다고 하이브에 통보한 상태다. 다만 하이브는 이미 민 전 대표와 주주간계약이 해지됐다는 입장이어서 풋옵션을 행사를 둘러싼 법적 공방이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민희진. 사진=김규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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