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해외투자 1조弗 눈앞…외국인 국내투자 규모 첫 추월

테슬라 등 해외 주식 투자 급증
3분기 해외투자잔액 9969억弗
위기때 '외환보유고 역할' 기대
외국인 국내 투자는 9575억弗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 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연합뉴스

테슬라와 엔비디아 등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이 급증하면서 순대외금융자산이 처음으로 9000억 달러를 돌파해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특히 개미투자자들의 미국 투자가 늘어나는 반면 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쪼그라들면서 해외증권투자 잔액이 처음으로 외국인의 국내 투자 규모를 넘어섰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3분기 국제투자대조표’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대외금융자산은 2조 5135억 달러로 전 분기보다 1183억 달러 급증했다.


대외금융자산 중 거주자의 해외 직접투자는 3분기에 302억 달러 늘었다. 같은 기간 해외증권투자 잔액은 646억 달러 증가한 9969억 달러로 1조 달러에 육박했다. 이로써 처음으로 외국인의 국내 투자 잔액(9575억 달러)보다 많았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해외투자 증권 규모가 커진 만큼 위기 시 외환보유고처럼 활용할 수 있게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은은 “해외 주식과 채권 매수가 확대되고 보유증권 평가액이 상승했다”며 “매매 등 거래 요인과 가격 변동, 환율 같은 비거래 요인이 모두 큰 폭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3분기 해외증권투자 거래 요인은 263억 달러, 환율과 주가의 영향을 받는 비거래 요인은 383억 달러 늘었다. 비거래 요인이 급증한 것은 해외 주식 투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다우존스(8.2%), 나스닥(2.6%), 유럽연합(2.2%) 등 주요국 증시가 상승한 영향이다.


대외금융부채(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1조 5357억 달러로 전 분기 대비 11억 달러 감소했다. 게임·금융업종 등에서 190억 달러의 직접투자가 이뤄졌으나 3분기 중 코스피가 7.3%나 하락하면서 외국인의 국내 주식 투자가 533억 달러나 빠졌다. 거래 요인으로는 50억 달러 줄었으나 비거래 요인으로 483억 달러 급감했다. 다만 차익거래 유인이 확대되며 채권 투자는 266억 달러 늘었다.


이 같은 결과 순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부채)은 9778억 달러로 6월 말(8585억 달러)보다 1194억 달러 증가했다. 3분기 연속 증가세다. 증가 폭은 2분기(275억 달러)보다 네 배나 큰 것으로 최대 폭을 보였던 2021년 3분기(1212억 달러) 이후 두 번째다.


대외채무는 9월 말 기준 7027억 달러로 3개월 새 444억 달러 불어났다. 만기 1년 이하 단기외채(1587억 달러)는 168억 달러, 1년 초과 장기외채(5440억 달러)는 276억 달러 늘었다. 다만 외채 건전성을 보여주는 단기외채 비중(단기외채/단기채무)은 21.6%에서 22.6%로 1%포인트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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