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이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병사들이 현지 공수여단과 해병대에 배속돼 일부는 전투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러시아를 찾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면담한 사실과 관련해서는 “중요하고 민감한 이야기가 있었을 것”이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러 가능성을 제기했다.
국정원은 20일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위해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이런 내용을 보고했다고 여야 간사인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과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했다.
파병 북한군 동향과 관련해 국정원은 “병사 1만 1000여 명이 러시아 동북부에서 현지 적응 훈련을 마치고 10월 하순께 쿠르스크로 이동 배치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쿠르스크 전선에 배치된 병사들에 대해서는 “현재 러시아의 공수여단이라든지 해병대에 배속돼 전술 및 드론 대응 훈련을 받고 있고 일부는 전투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국정원은 이어 “북한군이 최전선 전투에 참여하기 시작한 만큼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을 것으로 보고, 구체적 작전 수행 상황과 피해 규모를 파악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부 언론의 ‘북한군 투항 내지 포로, 사상자 발생’ 관련 보도에 대해서는 “사실관계가 상충하는 정보가 많기 때문에 정확하게 (내용을) 파악하는 중”이라고 답했다.
국정원은 또 북한의 추가 군수물자 수출 동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북한이 포탄 미사일에 이어서 170㎜ 자주포와 240㎜ 방사포 등 장사정포까지 추가 수출한 사실이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최 외무상이 4일 러시아에서 푸틴 대통령을 면담한 데 대해 “상당히 중요하고 민감한 이야기가 있었을 것이고 긴밀한 내용에 대한 협의도 있었을 것”이라며 “단순히 의전용은 아니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국정원은 특히 김 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할 수 있지도 않으냐는 조심스러운 관측을 제기했으며 “앞으로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어떤 무기나 장비·기술을 받아올지에 대해 밀착해서 주시하도록 하겠다”고 보고했다고 박 의원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