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 브랜드가 가구업계의 새로운 성장 전략으로 떠오르고 있다. 기존 브랜드 내 라인업 확장만으로는 성장세를 이어가는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 아래 신규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다만 불황 속 전체 가구시장 규모가 축소되는 가운데 신규 브랜드만 난립하면서 제살 깎아 먹기 경쟁만 심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N32는 오프라인 접점을 늘리기 위한 투자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N32는 시몬스가 선보인 독자적인 브랜드로, 동물성 소재를 사용하지 않는 비건 매트리스를 업계 최초로 선보였다. 당초 시몬스가 개발한 컬렉션 중 하나로 출발했지만 최근 시몬스 이름을 떼어내고 독립 브랜드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N32는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 가구거리에 첫 번째 로드샵을 오픈했다. 백화점과 쇼핑몰 입점도 꾸준히 늘린 결과 현재 롯데백화점 강남점, 갤러리아 광교점, 아이파크몰 용산점 등 전국에 16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N32 관계자는 “요즘 소비자들은 본인들의 소비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주목한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들도 ‘어떻게 버느냐’가 더 중요해진 시대가 됐다”며 “N32만의 브랜드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앞으로도 플래그십 스토어 운영, 백화점 추가 입점 등을 통해 고객 접점을 넓히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신세계까사는 수면 전문 브랜드 ‘마테라소’의 유통망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마테라소는 신세계까사가 2021년 매트리스 제품군을 재정비하면서 선보인 브랜드다. 지난해 7월부터는 매트리스 브랜드에서 수면 전문 브랜드로 재탄생했다.
신세계까사는 지난해 10월 신세계백화점 경기점에 마테라소 독립 매장을 처음 연 데 이어 현재 신세계 본점, 강남점, 센텀, 대전 등 총 6곳에서 특화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이를 통해 신세계까사의 주력 브랜드 ‘까사미아’를 잇는 브랜드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신세계까사 관계자는 “마테라소는 매트리스를 기반으로 침대, 침구 등 숙면과 관련된 제품 라인업을 확대해왔다. 그 결과 5개 매장 기준 올해 3분기 매출은 2분기 대비 약 10% 신장하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속도로 오프라인 특화 매장을 늘려나갈 방침”이라고 설했다.
가구·인테리어 플랫폼 오늘의집은 직접 가구 제작에 뛰어들었다. 오늘의집은 최근 가구 브랜드 레이어를 론칭했다. 오늘의집이 자체 기획부터 디자인, 제작까지 맡은 첫 가구 브랜드로 약 1년 반의 준비를 거쳤다. 이번에 첫선을 보인 컬렉션은 침실과 거실, 주방 공간을 채우는 침대, 매트리스, 소파, 식탁, 수납장 등 총 10종의 필수 가구 제품으로 구성됐다.
대명소노시즌은 올해 7월 온라인 전용 감성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슬립오버'를 론칭했다. 소노시즌은 지난 2020년부터 독일산 고품질 메모리폼 매트리스와 프레임, 침구 등 중고가 제품을 주로 선보였지만, 신규 브랜드를 통해 1인가구와 학생 등 새 고객층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구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부 회사들은 올해 광고 모델을 새로 선정하는 등 광고 마케팅 예산을 늘렸지만 전체 시장 파이가 오히려 예년보다 위축되면서 상당한 손실을 입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단기적 수익성보다는 2030세대 등 미래 고객을 고려한 중장기적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각오가 없으면 멀티 브랜드 전략은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