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헌법재판관 추천 막판 힘겨루기

민주당 요구 野2명·與1명 추천 유력
야당안 수용 따른 與 협상카드 주목
이종석·이완규·정계선·김성주 등 거론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심판청구 사건에 대한 첫 공개 변론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뉴스1

여야가 국회 몫의 헌법재판관 3명을 추천하기로 합의한 기한을 하루 앞둔 21일까지 힘겨루기를 이어갔다. 국민의힘은 관례대로 여야가 각각 1명씩 추천한 뒤 여야 합의로 1명을 추가로 추천해야 한다고 요구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의석수를 기준으로 야당 2명·여당 1명을 추천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여야는 지난달부터 공석인 국회 추천 몫의 헌법재판관 3인의 자리를 두고 기 싸움을 이어왔다. 앞서 퇴임한 3명의 헌법재판관이 각각 보수·중도·진보 성향으로 분류됐던 만큼, 후임으로 누가 오는지에 따라 헌재의 판결 성향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야가 합의한 날짜가 다가오면서 여당이 민주당의 요구를 수용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렸다. 헌재 공백 상태를 더 이상 장기화할 수 없다는 우려에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이 야당의 2명 추천 요구를 받아들이는 대신 다른 사안에 대한 민주당의 협조를 요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협상 테이블에 오를 카드로는 국회 특별감찰관 후보 추천 및 북한인권법 개정안 처리, 내년도 예산안 심사·처리 협조 등이 거론된다.


여야가 추천할 헌법재판관 후보군에도 관심이 쏠린다. 국민의힘에서는 이종석 전 헌법재판소장을 다시 추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완규 법제처장도 여당 추천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민주당 추천 후보로는 정계선 서울서부지방법원장과 김성주 광주고등법원 판사 등의 이름이 강력히 오르내리고 있다.


양당이 추천 방식에 합의하더라도 헌재 공백 상태는 당분간 지속될 예정이다. 선출안 접수부터 인사청문회, 본회의 표결과 대통령 임명 등의 절차가 남아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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