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구짜리 일반 계란은 팔지 않습니다.”
21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문을 연 ‘그랑그로서리 도곡점’의 파격적인 선언이다. 이날 롯데슈퍼가 리뉴얼 오픈한 그랑그로서리 도곡점은 동물복지 수요가 높은 고소득 상권 특성을 반영해 무항생제 계란과 초란, 유정 청란만을 취급한다.
400평 규모의 그랑그로서리 도곡점은 5000여 개의 프리미엄 식료품을 한 데 모았다. 비식품 공간을 50% 이상 줄이는 대신, 고품질 신선식품을 일반 매장보다 30% 이상 강화했다.
매장 입구부터 범상치 않다. 두리안, 용과, 망고스틴, 망고 등 이국적인 과일이 고객들을 맞이한다. 칵테일 토마토·달콤허니 토마토·칼라대추 토마토를 한데 모은 ‘이색 토마토존’과 고당도 친환경 과일 전용 ‘스위트 시그니처존’은 도곡점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공간이다. 순두부·탕두부·두부푸딩까지 구비한 ‘두부존’과 이색 허브채소를 2배로 늘린 ‘원물 샐러드존’에서는 다양한 가격대의 프리미엄·차별화 상품을 만날 수 있다.
50대 이상 고객이 주류를 이루는 상권 특성을 반영해 델리 식품도 강화했다. 30평 규모의 ‘델리 아일랜드’는 진열 공간을 2배로 늘려 식사 반찬류를 비롯해 도시락, 초밥, 샌드위치 등 모두 200여 개 상품을 판매한다. ‘요리하다 키친’, ‘요리하다 월드뷔페’, ‘도시곳간’ 등이 대표 코너다. 이에 대해 롯데슈퍼 관계자는 “롯데마트를 리뉴얼한 그랑그로서리 은평점에서 식품을 우선으로 진열하고 판매해 매출과 고객 수가 모두 10% 이상 늘어나는 성공 사례를 봤다”며 “이를 슈퍼에도 그대로 접목해 델리와 즉석식품을 판매하는 공간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더 큰 그림도 있다. 강성현 롯데마트·슈퍼 대표는 “로컬 센트럴 키친을 준비 중”이라며 “여기서 만든 상품을 지역별로 옮겨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프리미엄 주류도 준비했다. ‘보틀벙커 셀렉트’에서는 ‘돔 페리뇽 2015 빈티지’, ‘샤또 무통 로스칠드’ 등 최고급 와인 200여 종과 맥캘란, 글렌고인 등 싱글몰트 위스키를 판매한다.
한편, 롯데슈퍼는 반경 500m 내에 대형마트나 기업형 슈퍼가 없는 점을 고려해 도곡점을 1호 그랑그로서리 매장으로 낙점했다. 강 대표는 “기존 점포 리뉴얼과 신규 출점을 병행할 것”이라며 “현재 몇 군데를 검토 중이며 상권 정밀 진단 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