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한 작은 섬마을이 미국 대선 결과에 실망한 유권자들을 겨냥한 파격적인 주택 판매 정책을 내놓아 화제다.
19일(현지 시간) CNN에 따르면 이탈리아 사르데냐섬의 올롤라이시가 미국 대선 이후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이주 홍보 웹사이트를 개설했다. 웹사이트에는 "국제정치에 지치셨나요? 새로운 기회와 균형 잡힌 삶을 찾으시나요? 사르데냐의 천국에서 유럽으로의 탈출을 시작하세요"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올롤라이시는 세 가지 유형의 거주 옵션을 제시했다. 디지털 노마드를 위한 무료 임시 거주지부터 리모델링이 필요한 1유로 주택, 그리고 최대 10만 유로(약 1억4769만 원)의 즉시 입주 가능한 주택까지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한다. 시 당국은 부동산 매입에 필요한 행정절차를 전담할 특별팀을 구성했으며 희망자에게는 맞춤형 주택 투어 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이 도시는 2018년에도 '도시 살리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1유로 하우스' 정책을 시행한 바 있다. 당시에는 3년 이내 주택 개보수를 의무화하는 조건을 내걸었는데 CNN에 따르면 실제 매매 계약은 10건에 그쳤다.
현재 올롤라이시의 인구는 1300여 명으로 전성기 시절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다.
프란체스코 콜룸부 올롤라이시 시장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명시적으로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이름을 언급할 수는 없지만 많은 미국인이 나라를 떠나고 싶어하는 이유가 '그 사람'이라는 것을 다들 알고 있다"면서 "미국인들이야말로 우리 마을 부흥에 가장 적합한 인재"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른 국적 주민도 환영하지만 미국인들에게는 신속한 주택 매입 절차를 보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CNN은 최근까지 접수된 3만8000여 건의 문의 대부분이 미국인이라고 전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이 확정된 후 온라인상에서는 '미국 떠나기' ‘캐나다 이주' 등의 검색이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 직후 '캐나다로 이주하는 방법' 검색량이 전날 대비 400%, '합법적으로 캐나다로 이주하는 방법'은 200% 늘었다. '캐나다로 이주하기 위한 조건'과 같은 검색어는 하루 만에 5000% 이상 급증했다. 지난 2016년 트럼프 당선 당시에도 캐나다 이민 웹사이트가 접속자 폭주로 일시 마비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