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뱅,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뚝…취약계층 ’포용금융’ 무색

■3분기 신규 공급 1조 그쳐
1분기 1.5조서 갈수록 줄어들어
"불법 사금융에 내몰린다" 우려도


인터넷전문은행 3사(카카오·케이·토스뱅크)가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 공급을 줄이고 있다. 인터넷은행의 최대 설립 목적 중 하나가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운 중·저신용자들에 대한 ‘포용 금융’인 만큼 본래 설립 목적을 외면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저신용자들이 고금리 대출이나 불법 사금융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3사가 올 들어 새로 공급한 분기별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규모는 1분기 1조 4812억 원, 2분기 1조 2211억 원, 3분기 1조 83억 원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인터넷은행 3사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모두 금융 당국이 제시한 목표 수준인 전체 대출의 30%를 넘어섰지만 최소한의 규제만 겨우 지킨 셈이다.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은 코리아크레딧뷰로(KCB) 기준 신용평점 하위 50% 차주에 대한 개인신용대출·개인사업자신용대출·서민금융대출 중 보증 한도 초과 대출을 말한다.


올 3분기 은행별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규모는 카카오뱅크의 경우 약 5400억 원으로 직전 분기(6000억 원)보다 소폭 감소했다. 토스뱅크는 올 3분기 1627억 원을 공급해 직전 분기(3461억 원) 대비 반 토막 났다. 같은 기간 케이뱅크는 올 2분기(2750억 원)보다 확대된 3056억 원 규모의 중·저신용대출을 신규 공급했다.


인터넷뱅크마저 중·저신용자 대출을 축소함에 따라 취약 계층의 돈 빌리기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올해부터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산정 방식이 기말 잔액에서 평균 잔액으로 바뀌며 인터넷은행들의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 규제가 사실상 완화됐다”며 “지금같이 불경기와 고금리로 인한 부실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는 신규 대출 규모를 줄여도 평잔 30%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인터넷은행으로서는 중·저신용자 대출을 확대할 유인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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