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망법 상정 또 보류…내달에나 논의 시작할듯

산자위 "더 급한 반도체법 집중"
26일 법안소위서 첫 심사 예정
고준위법은 野반대에 계속 지연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특별법안,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등을 심의하기 위한 산업통상자원특허 법안심사 소위원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전력망 확충 우려가 확산하는 가운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에너지 관련 주요 법안 상정이 또다시 불발됐다.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과 인공지능(AI) 산업 육성 등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여야의 극한 대립으로 민생 법안이 외면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22일 국회와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국회 산자위는 전날 정기국회 제1차 법안소위에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과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 ‘해상풍력발전 보급촉진 특별법’ 등 주요 민생 법안 상정을 보류했다. 이들 법안은 산업 환경의 변화와 에너지 안보의 시급성 등에 따라 지난 21대 국회에서도 여러 차례 상정된 바 있다. 하지만 21대 국회에서 처리하지 않아 자동 폐기됐고 22대 국회가 개원한 후 입법안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여당은 물론 야당에서도 필요성을 인정해 여러 법안이 발의됐다. 국회 산자위의 한 관계자는 “반도체특별법 등에 집중하자는 데 뜻을 모아 에너지 분야 법안 상정은 한 주 미뤄졌다”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서는 26일 2차 법안소위에서 첫 심사를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28일 본회의에서 통과될 가능성은 낮다”며 “12월께 본격적 논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고준위법 역시 처리가 시급한데 야당의 몽니로 국회서 논의가 지연되고 있다. 고리원전 등에서 원전 폐기물 저장률이 90%를 넘어서 방폐장을 건설하지 않을 경우 원전을 멈춰야 하는 상황까지 맞을 수 있다. 여야는 쟁점 사항도 사실상 합의했지만 논의가 진전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의원 측에서 원전 부지 내 저장시설 용량과 관련해 설계수명 기간의 사용후핵연료 발생량으로 한정해야 한다고 고집했는데 정부와 여당 측에서 수용하기로 한 바 있다. 원전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당정이 야당 측의 견해를 받아들이는 대신 향후 저장 용량을 달리 정할 수 있도록 여지를 두기로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비쟁점 법안인데도 여야 간 대립으로 인해 민생 법안이 외면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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