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세 남성이 주취 상태에서 택시 무임승차로 지구대에서 체포되는 과정에서 경찰에게 폭행을 당했다며 소송전에 돌입했다. 경찰 측은 정당한 공무집행이었다고 반박하고 나서 진실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22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9월 16일 새벽 1시쯤 강원도 춘천의 한 지구대에서 A(64)씨가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체포됐다. A씨는 당일 지구대 인근에서 음주 후 택시 무임승차 건으로 신원 조사를 받던 중이었다.

당시 B경감 등 경찰관 3명은 신원확인을 위해 인적사항 작성을 요구했으나 A씨가 이를 거부하자 체포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A씨가 저항하자 B경감 등은 A씨 몸 위로 올라타 그를 제압했다. 이 과정에서 B경감이 A씨에게 종아리를 물리고 A씨 역시 B경감에게 머리 부위를 맞는 등 몸싸움이 벌어졌다.

A씨는 공무집행방해와 상해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으며 지난 19일 재판에 넘겨졌다. 이에 앞서 A씨는 15일 B경감 등 3명을 특정범죄가중법상 독직폭행 혐의로 고소했다.

고소장에 따르면 A씨 측은 "경찰이 무임승차를 무전취식으로 오인해 부당함을 느껴 항의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라며 "지구대 도착 후 불과 3분40초 만에 이뤄진 성급한 체포는 요건을 갖추지 못한 위법한 공무집행"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신체장애가 있는 A씨가 과잉진압으로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처를 입었다"고 덧붙였다.

특히 A씨 측은 "경찰이 양팔을 비틀고 목을 눌러 제압한 뒤에도 머리를 주먹으로 가격하고 다리를 꺾는 등 과도한 물리력을 행사했다"고 폭로하며 지구대 CCTV 영상을 증거로 제출했다.

이에 대해 B경감은 "A씨가 신원확인을 수차례 거부하고 책상을 내려치는 등 난동을 부렸다"며 "종아리를 물어뜯어 이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물리력을 사용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30년 경찰 생활이 부정당하는 것 같아 정신과 치료까지 받고 있다"며 "보디캠 영상 등으로 진실이 밝혀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춘천경찰서도 "'경찰 물리력 행사의 기준과 방법에 관한 규칙'에 따른 적법 행위였다"며 B경감의 입장을 지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