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되는 '당원게시판 논란'에… 균열 커지는 與

韓 "불필요한 자중지란 빠질 일 아냐"
당내 갈등 불씨 재점화 가능성 제기
당 사무처, 韓·가족 명의글 전수조사
'김 여사 특검법' 재표결 이탈표 우려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2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56회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이재명 사법리스크’로 인한 반사이익을 얻을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가족의 이름으로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향한 비방글이 작성됐다는 당원게시판 논란이 당을 휩쓸면서다. 한 대표가 가족을 향한 의혹에 대해 침묵하는 사이 당내 분열이 재점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원게시판에 한 대표와 가족의 이름으로 윤 대통령 부부의 비방글이 다수 올라왔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당원게시판 논란에 대해 침묵을 이어가던 한 대표는 지난 21일 “불필요한 자중지란에 빠질 일이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이에 각종 논란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한 대표의 평소 태도와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친윤계는 당 차원의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압박에 나섰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대표 본인이 당당하지 못하고서야 우리 당의 변화와 쇄신을 어떻게 주도할 수 있겠나”라며 “가족들에게 물어보면 될 일인데 왜 수사기관에서 가족들을 수사할 때까지 기다려봐야 한다는 것인지 도무지 납득이 되질 않는다”고 직격했다. 대통령실 출신인 강명구 의원은 “자중지란에 빠지지 않도록 대표가 리더십을 발휘하면 될 문제”라고 한 대표의 해명을 요구했다.


친한계에서는 당원게시판 논란은 당무감사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서범수 사무총장은 “한 대표 가족들은 공인이 아니다. (의혹이) 맞는지도 아닌지도 모르는데 그걸 가지고 우리가 그걸 어떤 사람이 뭘 썼지 하고 뒤져볼 수가 있나”라고 반박했다. 장동혁 최고위원 역시 “한 대표의 정치적 생명을 끝내려고 마음먹고 달려들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 이슈를 끝까지 끌고 갈 것이기 때문에 문제 해결을 위해선 수사 결과를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당원게시판 논란 진화를 위해 국민의힘 사무처는 최근 한 대표와 가족의 이름으로 올라온 게시글 1068건을 전수조사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 사무처는 전수조사 결과 ‘한동훈’ 이름으로 게시된 글 161개 중 수위 높은 욕설이 포함된 글은 12건에 불과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한 대표 가족들의 이름으로 작성된 게시글 907건은 사설·신문 기사 260건, 격려글 194건, 김경수 복권 반대·정책위의장 사퇴 촉구 등 정치적 견해를 표명한 글 463건으로 분류됐다.


여권에서는 당원게시판 논란이 계파 갈등으로 이어질지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친윤계에서는 28일 본회의에서 재표결이 예상되는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앞두고 이탈표 발생을 막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2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1심 판결을 앞두고 당력을 분산시켜서는 안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계파색이 옅은 한 의원은 “우리 당이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로 타격을 입은 민주당과 차별화를 할 시점에 당원게시판 논란으로 인한 소모전이 지속되고 있다”며 “하루 빨리 논란을 종식시키고 야당을 향한 공세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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