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경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캐스퍼 일렉트릭이 출시 3개월 만에 국내 신차 등록 대수 5000대를 돌파했다. 전기차 시장 성장세의 둔화 속에서도 기아 EV3와 함께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내년에는 소형차 수요가 높은 일본 시장에 진출한다.
24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8월 초 출시된 캐스퍼 일렉트릭은 지난 달까지 3개월 간 신차로 총 5078대 등록됐다. 출시 첫 달인 8월 603대에서 9월 2086대, 10월 2389대 등으로 꾸준히 늘었다. 동급 차량인 기아 뉴 레이 EV가 지난해 9월 출시 이후 3개월 간 기록한 신차등록대수(2198대)를 두 배 넘게 앞서고 있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현대차의 전기차 모델 중에서 가장 큰 인기를 자랑한다. 8~10월 중형급인 아이오닉5(3408댜), 아이오닉6(1557대)보다 많은 신차등록 실적을 기록 중이다. 소형 SUV인 코나(1062대)가 그 뒤를 추격하고 있다.
국내 판매 중인 전기차 모델 전체로 범위를 넓히면 1위는 기아 EV3(8636대)가 1위, 캐스퍽 일렉트릭이 2위다. 이어 아이오닉5, 테슬라 모델Y(2959대), 레이 EV(2198대) 순이다.
캐스퍼 일렉트릭 소비자 유형별로 보면 개인(3914대)과 법인및사업자(1164대) 비율이 각각 77.1%, 22.9%로 개인 소비자 위주로 구매가 이뤄지고 있다. 용도별로는 자가용이 4241대로 83.5%, 렌트는 837대로 16.5% 비중을 차지했다. 개인 소비자 성별 비율은 남성(2512대) 64.2%, 여성(1402대) 35.8%이며 연령별로는 40대(1452대, 37.1%)와 30대(1130대, 28.9%)가 주요 구매층으로 나타났다.
동급 차량에서 보기 어려운 넉넉한 실내 공간과 주행가능거리를 갖추며 수요자 선택을 끌어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기존 캐스퍼보다 전장과 전폭을 각각 230㎜, 15㎜ 확대하고 축간거리를 180㎜ 늘렸다. 뒷좌석 착좌 위치를 80㎜ 뒤로 미뤄 넉넉한 레그룸을 제공한다. CATL 리튬인산철 배터리 장착한 레이 EV와 달리 LG에너지솔루션의 49㎾h급 리튬이온 배터리를 장착해 한 번 충전만으로 315㎞를 주행할 수 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관계자는 “한발 앞서 보급형 전기차 시장에 뛰어든 레이 EV와 마찬가지로 캐스퍼 일렉트릭도 전기차 캐즘 시기의 첨병 역할을 해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차는 유럽과 일본 등으로 캐스퍼 일렉트릭 판매 지역을 확대할 예정이다. 올해 말까지 영국을 포함한 유럽 전역에서 판매를 시작한 데 이어 내년 상반기에는 일본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2022년 일본 시장에 재진출한 현대차는 전기차를 내세워 현지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아이오닉5와 코나가 순서대로 출시됐고 내년부터는 소형 전기차로 라인업을 확대하는 것이다. 경차가 많이 팔리는 일본에서 소형 전기차를 앞세워 판매량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최근 일본에서 현지 취재진을 만나 “내년 상반기 소형 전기차를 일본 시장에 출시해 판매 확대를 꾀할 것”이라며 “지난 2년간 시승부터 정비망까지 고객이 원하는 부분을 갖춰놓았기 때문에 이를 어떻게 더 잘 관리하느냐가 이제는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