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내년 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한 외교적 성과를 지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23일(현지 시간) 홀로도모르 희생자 91주기 추모일을 맞아 성명을 내고 “미국은 과거는 물론 현재에도 우크라이나 국민과 함께한다”며 “우크라이나 방어를 위한 지속적인 지원을 제공하겠다는 기존의 약속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홀로도모르는 1933년 옛 소련 시절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한 대기근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는 3년 동안 우크라이나 국민을 상대로 잔인한 전쟁을 벌이고 있지만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미국과 50여 개국들로 인해 실패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의 백악관 복귀 전 러시아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들을 서둘러 추진하고 있다. 미 정치 전문 매체 악시오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최근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지명된 마이크 왈츠 하원의원과 회동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만남은 바이든 대통령이 남미 순방에서 돌아온 뒤 진행됐고 두 사람은 가자지구 및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여러 국가 안보 및 외교정책 문제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회동은 트럼프 정권 인수팀의 정식 서명 전 이뤄졌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바이든 행정부는 막판에 수많은 결정을 내려 우크라이나가 전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협상력을 개선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며 “(바이든 행정부의) 업적을 되돌리려는 트럼프의 시도를 막기 위한 조치”라고 전했다.
앞서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을 이용한 러시아 본토 타격을 승인했다. 이에 우크라이나는 19일 미국산 장거리 전술 탄도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로 러시아 본토 타격을 감행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퇴임 전 의회의 승인을 얻은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액 중 나머지(70억 달러)의 신속한 집행 역시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