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환 "우리금융 사태 매우 심각한 우려…필요하면 엄정조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내려갈 것…증가폭 둔화
'머니무브' 가능성에 예금보호한도 상향시기 논의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사태에 대해 "매우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며 "엄중한 인식 하에 결과를 지켜보고 필요한 조치가 있을 경우 엄정하게 취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24일 오전 KBS 일요진단 라이브 방송에 출연해 "(해당 사태와 대해서는) 금융감독원이 지금 검사를 하고 있고, 검찰도 수사를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제1부(부장검사 김수홍)는 손 전 회장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우리은행이 2020년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손 전 회장의 친인척 관련 법인과 개인차주에게 내준 616억 원의 대출 자금 중 수 백 억 원이 부당하게 대출됐다고 보고 손 전 회장의 연루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금감원 검사에서는 350억 원의 대출이 부당하게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조병규 우리은행장 역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해 수사 중이다.


김 위원장은 은행권에서 잇달아 발생하고 있는 금융사고 문제와 관련해 "개인적인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가 있다"며 "회사 내부 통제 시스템으로 빨리 적발하고 예방해야 하는데 두 측면에서 완전하지 못해 사고가 계속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내년부터 책무구조도를 시행하면 내부통제 시스템을 갖출 뿐 아니라 구체적으로 어떤 업무에 누가 책임질지 금융회사가 계획을 만들어서 제출해야 한다"며 "책임이 명확해지기 때문에 지금보다 훨씬 더 사전에 예방하고 점검하는 노력이 탄탄하게 갖춰질 수 있지 않겠느냐는 예상을 하면서 해당 제도가 안착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계대출 증가세와 관련해서는 “경제규모가 커지면 가계부채 절대액은 조금씩 늘게 돼 있다"며 “줄어드는 상황은 외국도 마찬가지지만 굉장한 위기가 오거나 침체가 됐을 때이므로 부채가 절대액이 느는 것으로 보기보다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우리 경제 규모 대비 가계부채가 어떤 비율로 가느냐하는 걸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 정부 들어서는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내려가는 추세로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면서도 "하반기 들어서는 진정됐던 가계부채 증가세가 부동산 시장과 연계돼 빠르게 늘어났는데, 9월부터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를 도입했고 은행들도 관리 감독을 강화해서 10월부터 증가폭이 둔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에 따른 2금융권으로의 풍선 효과에 대해서는 "최근 한두 달 다시 증가하고 있는데 은행이 관리를 타이트하게 해서 수요가 넘어간 부분도 있고 일정 부분 2금융권 영업해야 하는데 그동안 마이너스가 오래가서 자연스럽게 회복되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며 “(당국에서) 1·2 금융권 포괄해서 다 관리하고 있고 목표 범위 내에서 움직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관리 가능한 범위 내에서 움직일 수 있도록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예금자보호한도 1억 원 상향에 따라 2금융권으로의 자금 이동 가능성에 대해서는 "고금리를 제시하는 2금융권으로 자금이 이동하면서 시장이 불안해질 수 있다"며 "2금융권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영향을 많이 받아 건전성 문제도 있기 때문에 시행 시기 부분은 탄력적으로 적용해 달라고 국회에(서) 논의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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